<확대경>밀라노 세계사격 金기대 안했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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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한국사격의 미운 오리새끼 「권총」이 모처럼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사격의 기둥은「소총」이었다.
지난 90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제45회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서李垠澈(한국통신)이 세계대회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낸 것이 소총이었고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1호 금메달의 기록을 세운것도 呂甲順(한국체대)의 여자공기소총이었다.
또 92올림픽 소구경복사에서 금메달을 획득,명실상부한 월드스타로 부상한 이은철의 주종목 역시 소총(소구경3자세.복사)이다. 이같이 소총은 한국사격의 메달박스였다.
반면 권총은 90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朴炳澤(상무)이 동메달을 따내 가능성을 확인했으나 90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2개,91아시아선수권대회에선 금메달 하나없이 중국에 밀려 「미운 오리새끼」로 낙인찍혔었다.
이번 제46회 밀라노 세계선수권대회가 개막되기 전만해도 관심은 역시 소총의 여갑순과 이은철이었다.
그러나 여갑순은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독일의 파일쉬프터등 신예소총수들의 두터운 벽에 부닥쳐 4위에 그쳤으며 이은철은 소구경3자세.복사에서 모두 본선에도 못오르는 부진을 보였다. 반면 기대치 않았던 권총은 금2.은1.동1개등 예상밖의성과를 거뒀다.
스탠더드권총의 李相鶴(상무)은 세계권총의 높은 벽을 뚫고 한국권총 사상 국제대회 첫 금메달을 거머쥐었으며 센터파이어권총 단체전에서도 1~2점이라는 간발의 차로 동메달을 따내는 기염을토했다. 또 여자공기소총에 밀렸던 여자권총 역시 夫順姬(한일은)가 한국여자권총 사상 국제대회 첫 금메달을 따냈으며 스포츠권총 단체전에서도 은메달을 따냈다.
이처럼 권총이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체계적인 연습을 해온데다 6년째 대표팀을 맡아온 楊忠烈남자권총감독(상무)과 지난달 대표팀감독으로 복귀한 崔承滿여자권총감독(국민은)의 과학적인 훈련방법이 주효했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 다.
94히로시마 아시안게임을 두달 앞둔 한국사격이 권총의 선전으로 유난히 밝은 메달전망을 보이고 있다.
[밀라노=辛聖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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