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건강] 남성 호르몬 '테스토스테론' 40세 이후 감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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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남성 호르몬(테스토스테론) 부족→발기 부전→대사증후군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라. 이 ‘삼각 편대’ 해체 작업은 특히 40대 이후의 남성에게 중요하다.

최근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11회 아시아·태평양 성의학학술대회(APSSM)에선 테스토스테론이 고혈압·뇌졸중·고지혈증·비만 등 만성 질환에 미치는 영향이 집중 조명됐다.

테스토스테론은 남성다운 체격·근육을 형성시키고 활력·자신감·공격성을 주는 호르몬. 문제는 이 호르몬이 40세 이후 해마다 1.2%씩 감소한다는 것. 분비가 줄어들면 성욕 감퇴·발기부전 등 성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발기부전 환자 5명 중 1명은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정상 범위를 밑돈다.

학회에 참석한 캐나다 로키뷰 제너럴 병원의 제이 리 박사(비뇨기과)는 “중년 이상의 남성에게서 발기부전 등 성기능 장애가 만성 질환보다 먼저 오기 쉽다”며 “이들 환자의 당뇨병·고혈압·심장병·우울증 등 만성 질환 유병률이 정상인의 2∼3배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발기부전이 각종 남성 질환의 신호탄이라는 것.

러시아 내분비리서치센터 남성학·비뇨기학과 스베틀라나 칼린첸코 교수는 남성호르몬 부족증(TDS)·대사증후군 남성 54명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한 그룹엔 테스토스테론 주사약(네비도)을, 다른 그룹엔 가짜 약을 30주간 3회 주사했다. 여기서 호르몬제를 맞은 남성은 혈당 개선, 몸에 이로운 HDL(고밀도)콜레스테롤 수치 상승, 체중·허리둘레 감소가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테스토스테론 보충은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나 우울감을 줄이기도 한다. 테스토스테론을 ‘남성 우울증 치료제’라고 부르는 것은 이래서다.

그러나 테스토스테론의 오·남용은 금물. 부작용에 대한 연구가 아직 부족해서다. 삼성서울병원 비뇨기과 이성원 교수는 “테스토스테론을 함부로 쓰면 전립선암 악화 가능성이 있다”며 “심한 전립선 비대증 환자도 테스토스테론 보충 대상이 아니다”고 조언했다.

테스토스테론은 바르는 약·먹는 약·주사약 등 세 가지로 보충할 수 있다.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연간 약값으로 100만∼120만원이 소요된다. 이 교수는 “50세 이상이면서 무기력·성기능 저하 등 남성 갱년기 증상이 뚜렷하고 혈중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10n㏖/L 이하인 남성에게 추천한다”고 말했다.

제주=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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