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 주식 조심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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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한 코스닥 상장기업이 주가과열을 스스로 경고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컴퓨터 부품업체인 에이치앤티의 정국교 대표는 11일 서울 여의도 거래소를 찾아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그는 “올해 실적이 극히 부진한데도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며 “누군가 의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대부분 기업이 주가를 띄우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정 대표는 이어 “경영진이 투기 세력과 결탁해 시세를 조종하고 있다거나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협력사가 친분이 있다는 등의 루머가 시장 주변에 돌고 있는 것으로 알지만 전혀 사실 무근”이라고 덧붙였다.

에이치앤티는 올 4월 우즈베키스탄에서 태양전지의 원료로 쓰이는 규소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발표한 뒤 주가가 급등세를 탔다. 올 초만 하더라도 4000원대에 머물렀던 주가는 최근 한때 8만9000원대까지 18배나 급등했다.

에이치앤티의 주가는 그러나 정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이 최근 회사 지분 일부를 처분했다는 소식에 10, 11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며 5만8000원대로 떨어졌다.

정 대표는 “최근 회사 지분 매각은 과도한 주가 상승을 진정시키고 새로운 성장사업 진출을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한 목적으로 이뤄졌다”고 해명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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