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용씨 괴자금 연루 P양 정체 드러나나

중앙일보

입력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에 연루된 탤런트 P 양의 실체가 조만간 드러날 전망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 차남 전재용 씨(40)에 대한 검찰 수사에 속도가 붙었다.

대검 중수부(안대희 부장)는 미국에 체류중인 전재용 씨가 지난 1일 밤 귀국함에 따라 조만간 공개 소환키로 했다고 2일 밝혔다. 검찰은 재용 씨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를 취하는 한편 빠르면 3일 소환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로써 전 대통령과 관련된 100억원 대 괴자금의 출처에 대한 실체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게 됐다.

이와 함께 검찰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P 양에 대한 수사도 병행될 예정이라 연예 관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전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을 수사해왔던 검찰은 지난해 11월 중순 재용 씨가 관리 해 온 비자금의 일부가 인기 연예인 P 양에게 건네진 것으로 파악하고 실체 파악에 주력해왔다. 비자금 일부가 P 양 친척 계좌에 입금됐고 이들이 함께 해외 여행을 한 사실 등이 포착된 것.

검찰은 언론에 P 양의 존재를 의도적으로 흘리며 전재용 씨를 압박해왔다. 특히 P 양은 2002년부터 2003년 4월까지 전재용 씨와 출입국 기록이 일치함에 따라 괴자금의 핵심 인물로 지목돼왔다. P 양의 국적이 국내법이 적용되지 않는 미국이란 점에서 그와 불법 자금 연관성이 짙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P 양은 현재 어머니와 함께 미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권노갑 씨와 박지원 씨의 돈 세탁 사건을 수사하던 중 전재용 씨가 사채업자 김영완 씨를 통해 거액을 돈 세탁한 사실을 포착하고 입국시 통보 조치를 해 놓은 상태였다. 검찰은 세탁된 돈 대부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일 것으로 보고 전재용 씨에 대해 이 부분을 집중 추궁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연예계는 정치권 비자금 세탁에 연예인과 그의 가족까지 가담했다는 검찰 발표에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1990년대 중반 모 방송국 공채 탤런트 출신인 P 양은 평소 단정한 이미지로 주목 받았고 한때 인기 사극을 통해 유명세를 치르기도 했다.

두 사람 관계에 대해 한 연예 관계자는 "전 씨와 P 양은 2001년 여름, 사적인 모임에서 만났고 골프장이나 가라오케 등에서 자주 만났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P 양은 10대 시절 가세가 기울어 일찍이 소녀 가장 역할을 했다"고 알려왔다. 전재용 씨에 대한 소환 조사와 함께 P 양의 실체가 어떤 양상으로 드러날 지 주목된다.

일간스포츠 김범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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