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방송 직접 수신 찬반논쟁-전석호교수.이덕주국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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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金日成사망보도를 계기로 언론의 북한방송 직접수신에 대한 찬반양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상당수의 언론관계자들은 언론이 이제 북한뉴스의 보도여부를 자체판단할 충분한 양식과 능력을 갖춘 만큼 정부가 북한뉴스원 접근에 대한 통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정부측은 아직 전면적 북한뉴스개방이「시기상조」라는 시각이다.찬반 양측의 논리를 학계의 全錫昊중앙대교수와 정부측의 李德周공보처신문국장으로부터 들어본다.
[편집자註] 金日成 사망을 전후한 국내언론의 보도를 접하다 보면 북한과 가장 밀접한 이해당사자인 우리 정부와 북한에 대한언론의 정보관리가 얼마나 빈약한 수준인지 드러난다.
아무리 북한의 폐쇄적인 정보통제 체제를 감안한다해도 우리 자체에서 수집.검색한 그들의 정보는 너무 빈곤했던 것이다.
이를 계기로 북한에 대한 정보원 관리체계와 정보유통의 구조를새롭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이를테면 南北간 상호방송개방이 제안된 바 있었으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즉 북한방송에 대한 남한의 일방적 개방은 자칫 소수의 반체제집단에 이용 되거나 소외계층을 중심으로 사회혼란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때문이었다.그러나 북한방송에 대한 면역성을 갖게하면서 남한만이라도 먼저점진적으로 개방폭을 넓힘으로써 민주개방사회의 자신감을 키워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럼에도 직접적이고 전면적인 북한방송 개방이 비현실적이라고 간주된다면 먼저 국내의 특정 방송사 또는 모든 방송사에 북한방송의 자유로운 수신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그리고 필요한 상황에따라 신속하게 북한의 정보를 취합할 수 있는 정 보수집기반이 마련돼야한다.
그래서 이런 정보가 우리방송을 통해 국민에게 전달되는 것이다.이는 곧 방송언론에 자유와 책임을 부여하고 담보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즉 정보수용의 자유와 정당한 정보를 취사선택해 올바로 제공해야하는 책임을 방송매체에 무겁게 부여하는 것이다.
언론사가 북한방송을 직접 청취해 바로 보도해야 하는가의 문제는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한다는 당위적 측면과 남쪽에 대하여 고도의 심리전을 구사하고 있는 북한이라는 실체가 엄존하고 있다는현실적 측면을 함께 생각해야 한다.
북한방송 청취보도에 대한 관념론적 논쟁보다는 북한언론의 실체와 金日成사후 우리사회에서 벌어졌던 북한보도 경쟁에서 파생된 문제들을 살펴보면 이에 대한 답은 자명해질 것이다.金日成을 승계할 것으로 보이는 金正日의 언론관은 무엇인가.그 는 北의 언론에 대하여 이렇게 교시하고 있다.「모든 언론매체는 주체사상으로 무장하여 당과 숨결을 같이 하면서 수령의 생각을 정확히 반영한다」.이는 유일체제의 강화수단으로 대외적 혁명고취 선전수단으로 한정하고 있는 것이다.이를 실증하 고 있는 것이 최근 북한방송의 보도다.
金日成 사망후 우리 방송사들이 경쟁적으로 외국방송사로부터 직접 사들여 방영한 북한TV프로그램이 끼친 사회적 악영향을 우리는 상기할 필요가 있다.여기가 서울인지 평양인지 분간 못할 지경으로 북한의 선전방송이 우리네 방송사를 통해 여 과없이 무차별로 송출됐다.이러한 TV프로그램이 북한의 고도의 선전술책에 의해 제작되고 우리에게 건네졌다는 것은 굳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감지할 수 있는 것이다.
남북한이라는 실체가 엄연히 대치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면서 또 최근 북측의 격렬한 대남비방을 목도하면서 북한방송의 직접 청취보도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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