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음악서 感잡아-일본은 김일성사망 어떻게 알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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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日本은 金日成 사망을 어떻게 알았나.日本에서 金日成 사망을 처음 감지한 곳은 「아시아방송연구회」라는 해외방송청취 매니어그룹과 「라디오 프레스」라는 통신사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함께 라디오프레스는 일본내 미디어에 『김일성사망』1보를송신하는 대활약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본의 북한방송청취자들은 당시 음악분위기의 변화나 「특별방송」이라는 특이한 어휘 사용등으로 김일성과 관련된 「중대사태」임을 어렴풋이 짐작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79년 한국.북한.중국.마카오.몽고등의 방송을 청취하는 매니어들로 결성된 아시아방송연구회의 야마시타(33)는 9일 낮12시부터 북한의 중앙방송이 특별방송을 한다는 예고에 30분전부터단파 라디오를 켜놓고 귀를 기울였다.야마시타는 중앙방송의 배경음악이 대개 김일성을 칭송하는 관현악이나 신시사이저 연주 위주의 경음악풍임에도 불구,이날은 딱딱하고 굳은 행진곡풍의 음악이깔려 『무언가 김일성과 관련된 일이 났다』는 감을 받았다고 한다. 낮12시.『모든 당원과 인민에게 알립니다』며 아나운서의 눈물섞인 떨린 목소리가 들려오며 야마시타는 예상을 확인했고 이후 일본의 각 미디어가 『김일성의 死去』를 보도하는 장면을 지켜보았다고 한다.야마시타는 이날 저녁 NHK에 출연, 『이후 북한방송에서 언제 김주석 찬양노래를 김정일동지의 노래로 바꾸는지를 긴장속에 관찰했다』며『일부에서 제기된 정변설은 방송이 정상적으로 계속되는 것으로 보아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한편 김일성의 사망 1보를 일본내 언론기관에 처음 전달한 라디오 프레스는 북한과 베트남.캄보디아등 공산권의 라디오를 듣고얻은 정보를 언론기관과 관청에 번역.전달해주는 통신사.
라디오 프레스는 이날 특별방송이 있다는 예고를 듣고 김정일서기의 원수 취임시등에『중대방송을 한다』고 통상적으로 예고했던 것과는 다른 엄청난 일이 터진 것을 예감했다고 한다.
「특별방송」이라는 이례적 표현을 썼다는 참고정보를 첨부해 오전10시12분 각 언론사에 알리자마자 각 언론사에서는『무슨 일이 예상되느냐』는 질의가 쇄도하기 시작했으나『아무것도 단정할 수 없다』고 밖에는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오전11시30분부터 김일성을 칭송하는 노래가 흘러 나오기 시작하자 라디오 프레스는『김일성과 관련된 뉴스일 것』이라고 판단,통상 1인근무를 3명으로 늘리며 정오를 향한 비상대기에 들어갔다.역시 배경음악을 면밀히 관찰,감을 잡 은 셈이다.
낮12시3분.라디오 프레스는 중앙방송 뉴스를 청취하자마자 「김일성 사망」 1보를 일본내 미디어에 다급히 송신할 수 있었다. 〈崔 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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