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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이 고향방문 제의했다”/방일 카터 밝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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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70세이상 수백명 단위로
【동경=이석구·오영환특파원】 지난달 북한을 방문,김일성주석과 회담을 가졌던 지미 카터 전미대통령은 6일 『김주석은 이산가족문제에 대해 호의적이고도 적극성을 보였다』면서 『「70세 이상을 대상으로 수백명 단위로 시험적 상호방문을 개시하자」고 제의했었다』고 밝혔다.
방일중인 카터전대통령은 이날 동경 미대사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김주석이 이산가족 상호방문에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카터는 대북 경수로 지원문제와 관련,『미정부는 북한이 경수형원자로를 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할 용의는 있으나 한국전쟁으로부터 연유하는 현재의 법테두리안에서 직접 지원은 불가능한 입장』이라며 『대신 한국·일본·유럽·세계은행·아시아개발 은행등이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터는 또 『북한은 기존의 흑연 감속로를 경수로로 전환할 경우 그에 따른 비용과 원료 조달등의 검토를 이미 시작했다』고 밝히고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경수로를 들여올 때엔 약 10억달러,스위스등일 때엔 약 30억달러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터는 특히 북한의 핵개발 현황과 관련,『방북전 미정부로부터 제공받은 상세한 정보에 따르면 영변의 5㎿짜리 실험용 원자로는 89년 71일간 정지한 일이 있어 북한은 이때 연료봉으로부터 플루토늄을 6∼7㎏정도 추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면서도 『미정부로부터는 북한이 기폭장치를 만들었다는 설명을 듣지 못했다.김주석도 그럴 가능성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카터는 또 김주석과 회담을 가졌을 때 일본정부에 보내는 메시지를 부탁받았으며 이 메시지는 6일 아침 일본정부에 전달됐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정부에 전달된 메시지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으나 『김주석이 메시지를 전달한 것은 일본과의 수교를 희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카터는 북한의 정권 이양에 관해 언급하면서 김주석이 아들 김정일에게 곧 정권을 물려줄 것이라는 일부 보도와 달리 앞으로 10년은 더 권좌에 머무를 계획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주석이 자신에게 핵문제를 둘러싼 북―미간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와줄 것을 요청했다며 『남북한 관계를 개선하고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 중재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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