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끌벅적댓글] 패밀리 레스토랑 가는 불쌍한 남자들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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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네티즌이 개인적으로 만든 설문조사를 통해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는 남자들이 불쌍하다’는 결과를 내놨습니다. 그랬더니 다른 네티즌들은 수천 건의 댓글을 달며 토론을 벌입니다.

 인터넷을 통한 이 약식 설문조사는 패밀리 레스토랑을 이용하는 20∼30대 남자 500명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응답자의 88%가 ‘패밀리 레스토랑 음식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했고 70%는 ‘애인이 가자고 졸랐기 때문에 갔다’고 합니다. 95%는 동성 친구와 같이 간 적이 없고, 친한 동성 친구가 가기를 원하면 90%가 ‘다른 데 가자고 한다’고 답했다는군요. 그렇게 가기 싫은 데도 애인이 가자고 할 때 거절하지 못하는 이유는 ‘돈이 없어 피하는 것으로 오해받을까봐(60%)’랍니다.  

 포털사이트 공개 게시판에 이 글이 오르자마자 윤이슬씨 등 많은 네티즌들이 “공감은 하지만 조사방법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 “주위 친구들 10명 모아놓고 한 것 아니냐”는 등 조사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패밀리 레스토랑의 음식 가격과 분위기 및 서비스에 대한 갑론을박도 많았습니다. 이환일·김정년씨 등은 “음식의 질에 비해 가격이 비싸다”면서 “차라리 저렴한 곳에서 먹고 남은 돈으로 다른 데서 데이트를 더 즐기는 게 낫다”고 했습니다.  

 물론 가장 큰 논쟁거리는 ‘데이트 비용을 누가 내느냐’인데요. 데이트 비용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남성들의 목소리가 단연 높았습니다. 이윤석씨는 “남녀평등 시대라고 동등한 대우를 요구하다가도 데이트할 때는 남자가 돈을 더 내야 한다고 생각하는 여자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합니다. 강성욱씨는 “여전히 계산대 앞에서 인색한 여성분들 때문에 한국 남자로 살기가 힘들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를 두고 윤선미씨는 “누가 내면 어떠냐”면서 “요즘은 각자 내는 커플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김영철씨는 “사랑하는 사람의 취향에 맞춰 주는 게 무슨 그리 큰 문제가 되느냐”면서 “이 엉터리 설문조사를 만든 사람은 아마 여자 친구 없이 하루 종일 인터넷만 들여다보는 솔로일 것”이라고 댓글을 남겨 다른 네티즌들의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이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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