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kholic] “처음해 본 걷기 … 색다른 맛 느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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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태극기와 브라질 국기를 두른 리마가 두 팔을 벌리고 어린이들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사진=오종택 기자]

“걷기는 처음 해 보는데 색다른 맛이 있었다. 마라톤은 고독하게 달리기만 하지만 걷기는 서로 얘기하고 풍경도 볼 수 있어 좋다. 내년 9월에 열리는 1000만 명 걷기대회(부산세계사회체육대회 개막 기념행사)에도 꼭 참석하고 싶다.”

유니세프 기금 마련을 위한 국제평화마라톤축제(서울 강남구 주최, 중앙일보 후원)가 3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렸다. 3㎞ 한마음 걷기 행사에 동참한,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의 ‘진정한 마라톤 챔피언’ 반데를레이 리마(38·브라질)는 행사를 마친 뒤 만족한 표정으로 내년 걷기 대회에도 동참할 것을 약속했다.

오전 9시, 태극기와 브라질 국기를 몸에 감은 리마가 어린이 100여 명과 함께 잠실주경기장 트랙에 들어섰다. 2만여 참석자의 열렬한 환영을 받은 리마는 아테네 올림픽 당시처럼 양팔을 벌리고 활짝 웃음을 지으며 골인 지점을 통과했다.

리마는 맹정주 강남구청장, 현승종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위원장과 함께 기금함에 유네스코 기금을 넣었다. 이날 모금한 7177만원은 전액 유니세프에 전달됐다.

오전 10시 풀코스를 시작으로 하프·10㎞·5㎞ 마라톤 출전자가 차례로 출발했다. 마지막으로 3㎞ 걷기가 시작됐다. 참석자들은 리마와 사진을 찍고 사인을 받으며 즐거워했다. 리마와 농악대가 선도하는 가운데 1000여 명의 참석자들은 잠실주경기장을 빠져나와 한강 둔치를 돌아오는 코스를 걸었다. 7세, 5세 딸의 손을 잡고 나선 유애자씨는 “원래 5㎞ 마라톤에 출전하려고 했는데 아이들과 함께하기 위해 걷기로 종목을 바꿨다. 아이들과 모처럼 강변을 걸으며 얘기도 나눌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정영재 기자 ,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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