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비서실장 경질 배경/추진력있는 패니터 기용 “현안타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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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빌 클린턴 미대통령이 27일 리언 패니터 연방예산국장(55)을 신임 비서실장에 임명한 것은 정책추진의 효율성을 높여 현안을 타개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클린턴대통령은 취임 이후 18개월 동안 이렇다 할 업적을 쌓지 못한채 보스니아 내전·북한핵관련 외교적 혼선과 의료보험개혁안 추진 부진,화이트 워터사건과 같은 연이은 스캔들등으로 국내외에 걸쳐 곤욕을 치러왔다.
특히 최근 의료보험개혁안을 앞장서 추진해온 댄 로스텐코스키 하원세입위원장이 공금유용 스캔들로 사임한 것이 패니터 발탁의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백악관과 의회의 관계를 원만하게 이끌면서 정책목표를 강력하게 추진할 인물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전임 토머스 마크 맥라티 실장은 클린턴대통령의 죽마고우로 대통령 의중을 잘 파악하는 장점이 있었으나「너무 사람이 좋다」는 평을 받아왔다.이와 대조적으로 패니터 연방예산국장은 클린턴정부의 예산·재정통으로 치밀하면서도 추진력이 뛰어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캘리포니아주 출신인 패니터는 지난 77년부터 92년까지 민주당하원의원으로서 예산전문가로 활약하며 재정적자 감축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조지타운대에서 법률을 전공한 그는 당초 진보적 공화당원으로 법무부등에서 일했으나 닉슨대통령시절 너무 급진적이라는 이유로 연방인권위원회 위원장에서 밀려난 뒤 민주당으로 옮겨 정계에 투신했다.
지난 89년 하원예산위원장이었다가 클린턴정권 출범시 연방예산국장을 맡아 재정적자 감축정책의 기관차 역할을 수행했는데,앞으로 백악관비서실을 관리통제해 나가는 문제나 대의회관계에서 전임 맥라티실장보다 훨씬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곽한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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