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광주 在野어른들 아픈 심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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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20일새벽 신문.방송을 통해 서울에서 벌어진 남총련 대학생들의 폭력시위 소식을 접한 광주의「재야 어른」들이『더이상 이래선안된다.우리가 나서야 할 때다』라는 이심전심으로 학생들의 자제를 호소하고 나섰다.
광주지역에서「어른」으로 불리는 明魯勤.宋基淑.金東源(전남대).文炳蘭(조선대)교수와 尹永奎前전교조위원장,그리고 曺비오신부.
姜信錫목사등 7인 재야원로들이 남총련 학생들의 열차 강제정차와서울에서의 폭력시위등 일련의 사태를 보는 「우려 의 성명」을 발표한 것.
『누군가 해야 할 일을 어른으로 대접받는 우리들이 앞장서야 하지 않느냐』는 원로들은『미숙과 열정이 젊은이들의 특성인줄 알지만 이젠 자중자애할 때』라고 말했다.
눈물을 글썽이며『귀여운 아들에게 회초리를 드는 심정으로 성명을 만들었다』는 어느 老교수는『학생들이 하루빨리 광주의 숭고한민주정신으로 돌아오길 바란다』며 아픈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5.18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등「광주정신 계승」을 위해 군사정권에 투쟁하면서 온갖 탄압과 고초를 겪었던 이들이 사랑하는 제자들에게 보내는 솔직한 충고에 대해 光州시민들은 가슴으로 공감하고 있다.
그동안 시민들은 민주화를 위해 거리에 나섰던 이 지역 학생운동 조직에 대해서 절대적(?)지지와 함께 관대한 시선을 보내왔다. 그러나 문민정부가 들어선 이후 광주아메리칸센터 화염병 기습등 도심시위가 끊이지 않더니 급기야 서울까지 올라가 전국적으로 과격성을 노출시킨 지금의 학생들에게 심각한 눈길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광주의「어른」들은『학생들이 하루빨리 지성으로 돌아와 광주정신과 지역발전에 공헌하길 바란다』며『앞으로도 충고를 아끼지 않을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우리 기성세대들이 항상 학생들을 믿고 사랑하며 그들로부터 희망을 찾았다』는 덕망있는 재야원로들의 말처럼 이젠 학생들도 어른들의 눈물어린 충고를 되새겨볼 때가 아닐까.
[光州=具斗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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