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측 "선대위장, 여의도선 생각 못 할 인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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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30일 서울 청계천에서 열린 걷기 행사에 참석해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조용철 기자]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30일 청계천을 찾았다. 청계천 상인들이 준공 2주년을 하루 앞두고 그를 걷기 행사에 초청했다. 청계천은 그의 대표 상품이다. 휴일이어서인지 이 후보 주변엔 1만여 명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이 후보는 말을 아꼈다. 말실수가 잦다는 세평을 의식한 모습이었다.

-청계천 준공 2주년 소감은.

"이번에 다녀보니 서울 사람뿐 아니라 타지 사람과 외국인도 절반 정도 되더라. 국제적 명물이 됐다는 점에서 매우 보람을 느낀다. 또 모두 마음을 열고 다니는 걸 보면서 친환경적인 것에 사람들이 편안해한다는 것에도 보람을 느꼈다."

-한반도 대운하를 재검토하나.

"청계천도 반대가 많았지만 설득할 시간이 있었다. 운하는 환경 파괴에 대해 걱정들이 많은 것 같다. 국내외 환경전문가에게 검토시키고 충분히 (대국민) 설명을 해 걱정을 다 덜어드린 뒤 사업을 하겠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만나 북핵 얘기를 하나.

"어떤 얘기를 할지 고민해 보겠는데 만나면 좋은 얘기를 해야겠죠."

◆"미 대선 연구했다"=10월 초 꾸려질 예정이던 이 후보의 선대위 구성과 관련, 박형준 대변인은 "남북 정상회담(2~4일) 이후로 늦춰질 수 있다"고 말했다. 8일께가 유력하다. 새로운 선대위 실험에 대한 구상이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선대위원장 후보군은 물론 선대위 구성안도 유동적이다. 이방호 사무총장은 선대위원장과 관련, "여의도에선 생각해낼 수 없는 인물까지 거론된다"고 소개했다. 당 고위 관계자는 "강재섭 대표를 제외하곤 비정치인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앙선대위-지방선대위 병립 체제는 그대로 유지된다. 실무전문가 위주의 슬림한 중앙선대위에선 홍보.전략 등 공중전, 의원 중심의 지방선대위에선 직접 유권자를 접촉하는 국지전에 나선다는 개념이다. 2002년 대선 때 의원 위주의 매머드급 선대위가 지역구.직능단체 관리까지 총괄했던 것과 차이가 난다.

대선준비팀 정책분과 간사인 고려대 곽승준 교수는 "(이 후보의 선대위는) 미국식"이라며 "이 후보가 2년 전 미국 대선을 연구토록 지시해 두루 검토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이 후보의 한 측근도 "미국은 대통령제 국가 중 가장 앞서가는 나라"라며 "미국의 '후보 중심 선거(candidate-centered campaign)'를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후보 주변에선 "쓸 돈도, 돈을 쓸 수도 없는 2007년 대선 환경이 과거와 다른 선거 접근을 요구한다"는 말이 나왔다.

고정애.이가영 기자, 사진=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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