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오르는스타>1.멕시코 수문장 캄포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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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슛하는 골키퍼-.
월드컵 8강,16강문턱을 드나들면서도 더이상 내닫지 못했던 멕시코가 미국월드컵을 앞두고 잔뜩 힘을 주고 있다.『이번대회부터 멕시코는 12명이 뛰게됐으니 4강진입은 떼놓은 당상』이라는것이다. 골키퍼 1명에 필드플레이어 11명.멕시코에 주어진 이같은 특혜(?)는 그러나 엄연한 사실이다.수비때는 철벽수문장으로,공격때는 스트라이커로 상대편의 공격진과 수비진을 번갈아 골탕먹이는 골키퍼 호르헤 캄포스(23)가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여름 멕시코시티에서 벌어진 자메이카와의 친선경기에서 상대진영 미드필드까지 드리블하다 골포스트를 때리는 벼락같은 롱슛을 선보였다.
또 93골드컵축구대회때는 아예 포워드로 나서 1어시스트를 기록하는등 첨병공격수로서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했다.페널티지역을벗어나 스위퍼 역할을 떠맡는 것은 다반사.그렇다고 캄포스가 골문을 지키는 데 소홀한 것도 아니다.
골키퍼로서는 너무나 왜소하지만(키 1m68㎝,몸무게 68㎏)천부적 감각으로 슛을 막아내 그가 등지고 있는 골네트는 좀처럼출렁거릴 겨를이 없다.
30대들이 즐비한 골키퍼 세계에서 나이로도 그는 신출내기.
그러나 그는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한 세계GK랭킹 3위에 오르더니 올들어서는 AP등 세계 유수언론이 선정하는 베스트GK의 단골손님으로 등장하고 있다.
결국 그는 옛소련의 야신,독일의 마이어,이탈리아의 조프로 이어지는 세계최고 GK계보를 대물림하면서도 이들과는 전혀 딴판의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 역시 『나의 플레이는 GK의 전형을 벗어나 포지션 구별이없었던 원시축구의 개념을 도입한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주장한다. 그래서 한동안 그의 파격적 플레이를 위험한 장난쯤으로 폄하던 전문가들도 최근에는 전진수비와 압박축구를 펼치는 현대의 콤팩트 사커에 가장 적합하다느니「포스트 모던형 GK」라느니 칭찬으로 돌아서고 있다.
더욱이 그는 공격형GK의 원조격인 이기타(콜롬비아)와는 달리수려한 외모와 세련된 매너,센스있는 옷맵시까지 두루 갖춰 10대팬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고 있다.
〈辛聖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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