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통일 열망 가진 후보 당선돼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미국을 방문 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은 20일 "우리 젊은이들은 남북 통일에 의욕을 갖고 열망을 가진 후보가 당선되도록 이번 한국 대선에서 가능한 지원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워싱턴 존스홉킨스 대학 한.미연구소(SAIS)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젊은 세대들이 어떻게 준비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변했다.

이 발언은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손학규.이해찬 세 후보가 경선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고, 특히 손 후보가 정 후보 측의 조직 및 동원선거 의혹과 관련, 경선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잠적했다가 사흘 만에 경선 복귀를 선언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민감한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특정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수행 중인 박지원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동영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특정 후보를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니며, 일반론적으로 그렇게 하면 좋겠다는 뜻을 밝힌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일, 2000년 정상회담 때 군중 30만 동원"=박 전 실장은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 남북 간 현안을 풀기 위해 (문화관광부 장관 자격으로) 방북했을 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한민국 대통령을 맞기 위해 평양에 군중 30만 명을 동원했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30만 명을 동원했더니 20만~30만명은 자발적으로 왔다'고도 했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이 그런 말을 한 것은 정상회담 이후 이회창 한나라당 당시 총재가 "군중을 동원한 것은 파쇼"라고 비난했기 때문이라고 박 전 실장은 설명했다.

워싱턴=이상일 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