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통상정책 “원칙없다” 비난 고조/일방적 독소조항 많아/EU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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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인권·노동연계는 무리/아주
【일본경제신문=본사 특약】 수치목표를 설정하고 인권·노동문제를 무역과 연계시키려는 미국의 무역정책이 세계 각국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이달초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호주정부가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일방적인 무역정책을 비난했으며,19일부터 3일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경제인 회의에서도 리관유(이광휘) 전 싱가포르 총리 등이 미국의 통상정책을 강력히 비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EU집행위는 이달초 발표한 「미국의 무역·투자장벽에 관한 연차보고」에서 ▲미국 무역정책이 원칙없이 추진되고 있고 ▲정책의 동요가 심하며 ▲일방적인 조치 등 독선적인 내용들이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호주정부의 보고서도 『호주정부는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외국무역장벽 보고가 호주의 정책을 불공평한 것으로 지적함으로써 양국간 통상이 불균형하다는 그릇된 인상을 심고 있는 사실을 우려한다』고 비판했다.
또 현지 언론들도 미국의 정책에 대해 『워싱턴의 어리석은 행위는 세계경제의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도하면서 미국의 자제를 촉구했다.
한편 싱가포르에서 열린 국제경제인회의에서 동아시아 각국은 인권·노동문제를 무역정책과 연계시키려는 미국의 통상정책에 관해 『구미의 가치관을 강요하는 행위』라는 비난이 쏟아졌다고 참석자들이 말했다.
앞서 윈스턴 로드 미 국무부 아태담당 차관보는 워런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은 점진적이고 합의를 중시하는 아시아국가들에 합당한 효과적인 무역정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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