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太和樓 복원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진주 촉석루,밀양 영남루와 함께 영남 3루(樓)의 하나로 임진왜란때 불타 없어진 울산 태화루(太和樓)가 울산시민들의 힘으로 태화강변에 복원된다.
울산서 각계각층 2백여명으로 구성된 태화루 복원추진위원회(위원장 朴榮出울산문화원장)가 지난 26일 정식 출범,태화루 복원을 범시민운동으로 벌이고있는 것.
태화루는 신라 자장율사가 세운 태화사의 누각으로 태화강이 굽이쳐 절벽을 이룬 지금의 울산시태화동 로얄예식장자리에 있었으나규모등은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고려 성종이 이 태화루에 거동하여 신하들과 잔치를 열고인근 바닷가에서 고기를 잡을 만큼 주변의 풍광과 어울린 명소로선인들이 즐겨 찾던 곳으로 전해진다.고려 고종때 문장가 金克己가 태화루 詩序에『…公卿大夫와 高僧大隱들이 먼 지방을 지척같이여기고 이 곳 그윽한 경치를 찾아 서로 노래하고 서로 화답해 紗龍이 벽에 가득했으니…』라고 쓴 것으로 미루어 선인들이 얼마나 이 태화루를 즐겼는지 알 수 있다.
태화루에 옛사람의 글은 지금까지 詩 30수와 서문 1,記文 4편이 전해져 내려와 그들의 태화루 정서를 느끼게 해준다.
태화루는 1401년과 1424년에 중수(重修)되었으나 임진왜란때 소실되고 말았다.그뒤 현판을 관료등이 숙소로 이용하던 객관(客館)에 걸어 이를 태화루로 불러오다 이 객관도 일제의 울산국교 확장으로 없어졌었다.
현재는 徐居正이 쓴 것으로 알려진 현판만 학성 李씨 월진파의재실인 이휴정(二休亭.울산시남구신정1동)에 보관돼 있을 뿐이다. 태화루 복원추진위는『광복 50주년을 앞두고 선인들의 풍류정신과 문화유산을 후대에 전해주기 위해 태화루를 복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복원추진위는 태화루를 시민들이 자연과 벗하고 각종 문화.예술행사를 치를 수 있는 곳으로 만들기위해 시내와 멀리 떨어지지 않은 태화강변 경치 좋은 곳을 건립후보지로 정할 예정이다.사업비는 시등의 지원과 시민들의 성금으로 마련하고 규모는 진주 촉석루.밀양 영남루등을 참고해 결정할 계획이다.
복원추진위는 올해안에 설계가 완료되면 내년 상반기쯤에는 착공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
[蔚山=黃善潤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