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마당] 아이 잘못 두둔만 해서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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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검도 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얼마 전 한 초등학생이 친구를 심하게 때리고 있어 관장님이 꾸짖었다. 그런데 그 아이는 딴청을 피우며 얘기를 듣는 둥 마는 둥 하다가 관장님께 "크면 죽여버릴거야!"라고 말하고는 집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 그런 말을 듣고도 가만히 있는 관장님께 따끔하게 때려서라도 가르치셔야 하는 게 아니냐고 했더니 요즘 아이들을 함부로 때리면 부모들이 가만히 있지 않는다고 하셨다.

아이들을 인간적으로 가르친다는 이유로 요즘 가정에서나 학교에서나 체벌이 사라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체벌을 삼가는 것과 멋대로인 아이들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미국에서도 몇몇 주는 아직도 체벌을 허용하고 있고, 체벌을 금하는 뉴저지주에선 학교에서 아이가 잘못을 하면 방과 후 오후 늦게까지 남겨 반성문을 쓰도록 한다고 한다. 그래도 반성의 기미가 보이지 않으면 담당 선생님이 아이 부모와 함께 대책회의를 해서라도 잘못된 아이의 행동을 바로잡으려 애쓴다는 것이다.

정지윤.서울 서초구 방배1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