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부품 수급 차질에 농민 불만-경남창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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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이앙기 수리부품을 못구해 1주일 넘게 모심기를 못하는 논을바라보면 가슴이 타들어가는 심정입니다.』 경남지역 농촌 곳곳에서 농기계부품을 제때 못구해 농사에 차질을 빚는 농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경운기.이앙기.트랙터.관리기등 봄철농사에 꼭 필요한 농기계마다 4~5개의 소모성 부품을 구하지 못하고 있는 것.
특히 품귀현상을 보이는 부품은 경운기의「경운도」「앞차축 오일실」을 비롯,이앙기의「이앙암」「차축핀」등.
이들 부품중 이앙기의 이앙암과 경운기의 경운도등은 회전중 흙속에 들어있는 돌등에 맞아 잘부서지면서 습기가 차는 경우가 많아 자주 교환해줘야 하며 오일실과 차축핀등도 소모성 부품으로 1년에 한번쯤 교환해줘야 한다.
특히 경남도내에서 부품구입난을 심하게 겪고 있는 지역은 산청.거창.함양등 산간오지로 수리센터등에서 부품을 구하기 위해 대구등지로 다니고 있는 실정이다.
농민들로부터 수리를 의뢰받은 20여대의 농기계를 그대로 세워두고 있는 창원군북면화천리 화천농기계수리센터 朴우규씨(38)는『트랙터의 오일실을 구하기 위해 하루일을 제쳐놓고 진주까지 다녀왔다』며『농민들이 빨리 고쳐달라고 하지만 부품을 못구해 열흘씩 세워두기가 예사』라고 말한다.
이처럼 농기계부품이 품귀현상을 빚는 것은 농민들이 겨울동안 세워둔 농기계를 수리하기 위해 수리센터로 한꺼번에 몰리고 구형모델 부품은 구하기가 어려운데다 군마다 1~2곳씩 설치돼 있는농협의 농기계수리센터등이 미리 부품을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창원의 농협중앙회 경남도지부내 농기계부품센터가 도내 각 단협들로부터 신청받은 농기계부품을 구해주고 있으나 부품을 구입하는데 7~10일까지 걸리는데다 부품가격도 시중 대리점보다 5%정도 비싸기 때문에 농민들이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
1천여평의 논을 갖고 노부부가 농사를 짓고 있는 거창군주상면도평리 金철호씨(67)는『대형경운기를 사용하기가 힘에 부쳐 6마력짜리 소형경운기를 이용해 농사를 짓고 있으나 논고르기 작업을 하다가 경운도가 부숴진후 1주일째 수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농사차질을 걱정했다.
그러나 경남도와 농협관계자는『농기계대리점과 각 단협의 농기계부품센터등에 대한 지도를 강화하겠다』는 늘 하는 소리만 반복하고 있다.
[昌原=金相軫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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