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조산업, 오양수산 경영권 인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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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창업주의 장례식 파행 사태까지 불러왔던 오양수산 경영권 분쟁이 오양수산 인수를 추진해왔던 사조산업 측의 승리로 마무리됐다. 14일 오전 서울 순화동 순화빌딩에서 열린 오양수산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조산업 계열사인 사조CS는 표결 끝에 52.05%(참석 주식 280여만 주 중 146만 주)의 표를 얻어 오양수산 사내외 이사 9명에 대한 교체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올 6월 2일 오양수산 창업주인 고 김성수 회장의 사망 직후 불거졌던 주식 처분 및 경영권 분쟁 사태가 일단락됐다.

김 회장은 사망 직전 자신의 지분 35.2%를 127억원에 사조CS에 넘기기로 하는 주식 매매 계약을 했지만, 장례식장에서 이 소식을 전해들은 김명환 부회장(김 회장의 장남) 측이 "계약 과정이 석연찮다"며 나흘 동안 장례식장에서 농성을 벌였었다.

이후 김 부회장은 주식 매매 무효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반발했으나 그를 제외한 다른 유족들은 "오양수산을 사조CS에 매각하는 것이 고인의 유지"라고 주장하며 잇따라 맞소송을 내는 등 법적 분쟁을 벌여왔다.

사조산업 측은 이날 주총에서 승리함에 따라 조만간 오양수산 이사회를 개최, 김 부회장을 해임하고 새 이사진 가운데 대표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 사조산업 축산본부장인 이명성 전무가 오양수산 대표이사를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부회장은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오양수산을 지켜내겠다"며 "선친과 법무법인 충정 사이에 있었던 위임장의 허위 여부가 아직 판가름 나지 않아 이 부분에 대해 기대를 접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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