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론 출간 바람-신세대문화의 특성.배경등 차분한 분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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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기성세대의 사고방식으로는 도대체 감이 잡히지 않는다고 해서「X세대」라고 불리는 신세대들.그러다보니 기성세대들로부터 거부감을 샀고「오렌지족」「압구정족」등 부정적 이미지로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최근들어 이들 신세대들의 문화를 분석한 책들이 많이 나와 신세대와 기성세대간의 문화적 갈등 해소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90년부터 전통적 가치관을 거부하는 듯한 젊은이들의 등장에 긴장,대중매체를 통해 그들의 부정적인 측면을 부각시켰던 기성세대들이 신세대의 문화적 배경을 연구,신세대와의 조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문화분석의 몇가지 길들』(강내희등 지음.문화과학사),『신세대론:혼돈과 질서』(국승표등 지음.현실문화연구),『신세대의 실상과 허상:정답은 없는거야,내뜻대로 사는거야』(이홍지음.혜진서관),『신세대 X세대』(김형수 엮음.도서출판 향실 )등 지금까지 출간된 신세대문화 분석서는 10여종을 헤아린다.신세대문화에대한 이들의 접근은 2~3년전 대중매체들이 보였던 반응에 비해아주 차분하다.한결같이 이데올로기.정치.경제적 논리를 동원,이론적인 접근을 꾀하고 있다.
이중『문화분석의 몇가지 길들』의 경우 교수.미술평론가.영화평론가.문학평론가등 15명의 필자를 내세워 영화.출판.방송.음악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신세대문화의 현주소와 함께 신세대문화가상업적으로 어떻게 조작되고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 다.
MBC-TV 청소년 프로그램인『이야기 쇼!만남』의 연출자가 쓴『신세대 X세대』는 방송에 소개하지 못했던 여론조사자료까지 소개,신세대들의 사고가 비교적 건전함을 강조하고 있다.
『신세대의 실상과 허상』은 나아가 신세대들에게 철학이 빈곤하다면 그것은 물질만 추구하다 철학을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기성세대들의 탓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들 신세대 문화분석서를 관통하는 주장은 지금의 신세대도 어느 시대에나 존재해왔던 신세대나 마찬가지로 사회문화를 이끌어갈주역이므로 기성세대들이 할일은 이들을 질타만 할것이 아니라 건전한 문화를 창출해내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 .
신세대들이 감각적이고 소비지향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의 정치.사회.경제.문화적 현실을 감안하면 돌발적인 현상이 아니라 자연스런 흐름이라는 분석이다.
경제적 현실을 보면 고도성장의 혜택을 받으면서 성장한 첫 세대인 신세대들이 소비사회로 넘어가는 과도기에서 광고의 집중공략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때문에 신세대들이 소비의 주체라는 이미지가 박히게 됐고 근검절약을 최고의 미덕으로 삼았던 기성세대들이 이에 극도의 반감을 보이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젊은층을 대상으로 한 상품광고들은 소비를 문화의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리지 못해 안달이다.「이 물건을 구입하는 것은 생존을 위한 행위가 아니고 고상한 문화행위입니다」라는 식이다.
『신세대론:혼돈과 질서』는 결론으로 신세대.기성세대식 구분의배경에는 기득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기성세대의 의도도 작용한다고지적하고 신세대와 기성세대와의 문화적 갈등해소에 기성세대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鄭命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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