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용마약 몰락行 환각여행 어느 30대 엘리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모기업의 간부 사원인 H씨(31)는 6년전만 해도 장래가 촉망되는 젊고 건강한 직장인이었다.
그러나 입사 직후인 89년 회사선배들을 따라갔다 알게된 술집호스티스 金모양(25)과 사귀게 된 것이 몰락의 시작이었다.
H씨는 金양의 권유로「장난삼아」함께 「누바인」을 주사하고 성관계를 맺은 이후 점차 「누바인」의 늪으로 깊게 빠져들어갔다.
처음엔 金양이 구입한 「누바인」을 함께 투약하면서「환각여행」을 즐겨왔으나 점차 만남과 사용 수가 늘어나면서 H씨도 비용을부담하게 됐고 월급쟁이인 H씨의 경제적인 부담은 늘어만갔다.이에 따라 H씨는 「누바인」을 쉽고도 싸게 얻을 수 있는 길을 찾기 시작했다.
H씨는 외과의사인 친구에게『광주민주화운동때 부상한 사람이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으니 도와달라』고 말해 「누바인」을 대량구입,사용했다.
지난해 10월께 H씨는 더욱 확실한 제공자를 찾아냈다.제약회사에 근무하는 친구를 통해 암시장에서 1앰풀에 4만원이상하는 「누바인」을 1천원도 안되는 싼값에 구입하게 됐다.
H씨는 재미에다 경제적인 이득까지 얻어보기 위해 머리를 엉뚱한 방향으로 돌리게 된다.「낮에는 직장인,밤에는 대용환각제밀매원」의 2중생활이 그것이다.직장생활을 마치고 퇴근후에 金양과 차를 몰고 환자들을 찾아 나서 「누바인」을 팔았다 .
金양은 하루 여섯차례나 「누바인」 주사를 맞게되는 무서운 중독자가 됐다.金양의 팔꿈치부터 손등까지엔 속칭「고속도로」(팔에난 주사바늘자국)가 뚫렸다.金양은 한달에 5백만원의 수입을 올리면서도 「누바인」의 값을 감당하지 못해 2천만원 의 빚더미에앉았다. 이들은 결국 서울강남의 모여관을 잡아놓고 약을 판매해오다 법망에 걸려들었다.H씨와 金양은 지난 6일 각각 구속.불구속기소됐다.
〈李殷朱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