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환 '관중석 진입' 벌금 1000만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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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인신모욕성 야유에 격분, 국내 프로축구 사상 처음 관중석으로 올라가 항의한(본지 9월 12일자 26면) 안정환(수원 삼성.사진)이 벌금 1000만원의 징계를 받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12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상벌위원회를 열어 벌금 1000만원과 함께 구단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토록 결정했다. 벌금 1000만원은 K-리그 역대 최고 벌금액이다.

이에 따라 안정환은 수원 삼성 구단 홈페이지(www.fcbluewings.com)에 "경기 도중 발생한 불미스러운 행동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축구를 사랑하시는 팬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감정을 다스리지 못한 부적절한 행동을 마음속 깊이 반성한다"는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날 상벌위원회는 안정환의 관중석 진입을 '경기장 내외에서 K-리그의 명예를 실추시킨 행위'로 간주, 징계를 결정했다. 위원회는 "인과관계를 떠나 선수는 팬을 존중하고, 프로선수에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며 "어떤 상황이라도 선수가 운동장을 벗어나 관중에게 직접 항의해서는 안 된다는 게 연맹 및 국제축구연맹(FIFA), 대한축구협회의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위원회는 출장정지 징계는 하지 않았다. 위원회는 "욕설 등 비신사적인 행위는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고, FC 서울 구단 측도 이에 동의했다"며 "비신사적 행위를 하지 않은 만큼 벌금으로만 징계를 끝냈다"고 말했다.

◆안정환 "응원문화 달라져야"=안정환은 위원회에서 "처음부터 야유가 나왔지만 속으로 몇 번을 참다가 경기 외적인 부분에 대한 욕을 듣고 자제를 요청하러 관중석에 올라가게 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아내와 관련된 야유가 결정적 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환은 "나도 선수 이전에 보통 사람의 생각을 갖고 있는 일반인"이라며 "한국의 응원문화가 많이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축구연맹도 보도자료를 통해 "선수나 심판에 대한 야유는 경기의 한 과정으로 필요하지만 도를 지나친 행위와 욕설은 인정할 수 없다"며 "경기력과 무관한 사적 부분까지 거론해 일부러 흥분시키는 행위를 중단해 달라"고 팬들에게 당부했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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