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일기-소극장 뮤지컬의 참맛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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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뮤지컬프로덕션의 『결혼일기』는 이른바 「신파」뮤지컬이다.청춘남녀가 사랑하고 결혼하고 미워하고 다시 사랑하는 통속적 주제가그렇고 주인공 남녀를 따라다니며 꼬치꼬치 참견해대는 사회자의 구수한 입담이 그렇다.
33세 노총각 최민수와 29세 노처녀 강여진은 친구 결혼식장에서 만난 사이.1년여의 교제를 통해 둘 사이의 약삭빠른 저울질이 끝나고 드디어 결혼.신혼여행지에서의 첫 말다툼은 둘사이의결혼생활이 꿀같이 달콤하지만은 않을 것을 예고한 다.친정과 시댁,회사와 가정생활-아내로서,남편으로서 해야할 산더미같은 일들은 처녀.총각시절 품어왔던 결혼에 대한 환상을 여지없이 무너뜨린다.그러나 부부란 그런 고통 속에 함께 친구처럼 서로에게 녹아드는 것.실직한 남편을 보듬어 안는 집앞 골목길에서의 사랑의포옹으로 극은 막을 내린다.
시립가무단 출신 박종선씨의 경쾌한 연출과 아기자기한 소품들,짜임새있는 무대변환등이 어우러져 소극장용 뮤지컬의 참맛을 느끼게 한다.작 오은희.연출 박종선.작곡 최종혁.김봉환.고인배.김기순.남경읍등 출연.31일까지 매일 오후 4시30 분.7시30분(월요일 휴관)바탕골예술극장.(584)4495.
〈李正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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