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비서실 기업형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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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가 11일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헌정회를 방문했다. 이 후보는 인사말에서 "새로운 시대는 헌법이 존중받아야 하고 어느 누구도 헌법에 도전할 수 없다"고 밝혔다. [사진=조용철 기자]

PR팀.커뮤니케이션팀.스케줄팀.메시지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비서실에 생길 각종 팀 이름이다. 대기업의 비서실 조직에서 볼 수 있는 기업형 명칭이다. 공보.일정.조직 등 정치권의 딱딱한 용어를 피하자는 취지로 도입한 새로운 시도다. 실무자들은 이름에 영어가 많이 들어가는 만큼 피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기존 정치 조직과 다른 기업형 조직으로 새바람을 일으키자"는 이 후보의 의지가 강했다고 한다.

이 후보의 한 측근은 10일 "PR(공보)팀과 커뮤니케이션(홍보)팀.스케줄(일정)팀.대외협력(조직)팀.메시지팀.행정팀.선발팀 등 7개 팀으로 이 후보 비서실을 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전 대표 측 인사와 접촉 중인데, 박 전 대표 측 인사를 기용하면 한두 팀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팀장엔 '이명박 경선 캠프'에서 단장 직함을 가졌던 인물이 많이 포진됐다. 국회의원이 맡던 위원장이나 본부장 바로 아래서 일했던 이 후보 측근들이다.

이 후보 일정을 담당할 스케줄팀장엔 캠프 기획단장을 맡았던 권택기씨가 내정됐다. 과거 공보팀장 역할의 PR팀장은 조해진 캠프 공보특보가, 홍보를 전담하는 커뮤니케이션팀장은 강승규 캠프 미디어홍보단장이 맡게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 후보 발언이나 메시지를 관리할 메시지팀장엔 신문기자 출신 신재민 캠프 메시지단장, 후보실 살림살이를 책임질 행정팀장엔 당료 출신 김회구씨가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가 참석할 각종 행사를 사전에 준비하는 선발팀장엔 당료 출신 이재환씨가 기용될 전망이다. 지방조직이나 팬클럽을 관리하는 대외협력팀장은 박영준 캠프 수행단장과 김대식 캠프 대외협력단장이 공동으로 맡게 된다.

팀장 중엔 박영준.강승규.조해진씨 등 서울시장 재직 때부터 이 후보와 호흡을 맞춰 온 인사가 세 명이나 포함됐다. 팀장을 포함해 팀원이 두 명뿐인 대외협력팀과 커뮤니케이션팀을 비롯해 정원이 다섯 명을 넘는 팀이 거의 없다. 돌발 상황이나 긴급 이슈에 대응하려면 몸집을 줄이고, 민첩성을 키워야 한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한다.

한 측근은 "돌발 상황이 생기면 두세 개 팀이 합쳐 태스크포스팀으로 전환해 이 후보를 보좌할 수 있도록 기동력을 높인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대언론 관계를 총괄할 공보상황단은 비서실과 별도로 꾸려진다. 언론사 논설위원 출신인 이동관 캠프 후보공보실장이 단장을 맡게 된다.

서승욱 기자<sswook@joongang.co.kr>
사진=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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