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방의원 머리 맞댔다/경기도출신들 지역현안 해결 “공동전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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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밥그릇 싸움」 대신 공생모색 첫시도 “눈길”
27일 오전 11시. 상무대 국정조사문제 등으로 여의도 국회주변이 어수선한 가운데 국회도서관 지하 1층 103호실에서는 의미있는 원탁회의가 열렸다. 경기도출신 여야 국회의원들과 경기도의회 의원들이 「경기도의 현안」을 함께 논의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것이다.
지방의회가 생긴 이래 이른바 「중앙」과 「지방」의 의원들이 공식적이고 집단적으로 머리를 맞대는 모임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참석한 사람은 모두 건설위원회 소속으로 중앙에서는 민자당의 안찬희·이웅희·임사빈의원과 민주당의 제정구·이석현의원,그리고 무소속의 이자헌·장경우의원 등 7명이 참석했고 지방에서는 김만길위원장과 이광길간사 등 모두 15명의 경기도의원이 모였다.
간담회를 추진한 것은 물론 지방쪽이다.
이 모임을 주선한 경기도의회의 함홍규 건설전문위원은 『지방의회가 지역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란 고작해야 중앙에 건의안을 제출하는 정도다. 그러나 그동안 수차례 건의안을 내보았지만 해결되는 것은 그야말로 거의 없었다.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같이 고민할 수 있는 경기도 출신 국회의원들을 찾게 됐다』며 모임의 배경을 설명했다.
말하자면 경기도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국회와 지방의회가 공동전선을 형성해보자는 취지다.
간담회에서는 의원들은 요청으로 건설부 관리들도 나왔다. 지방의원으로서는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먼저 경기도의원들이 돌아가면서 현안에 대해 건의를 하고,이에 대해 동석한 건설부관리들이 나름대로의 입장을 밝힌후 의원들이 토의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건의내용속에는 「최근 제정된 수도권정비계획법과 시행령이 경기도 동북부지역 주민들에게는 너무 심한 규제를 가하고 있다」든가 「국토이용관리법상 준농림지역에 대해 기존공장 건축물 증설을 금지해 기업운영에 지장을 주고 있다」는 등 경기도 주민들의 불만사항이 많았다. 평촌과 신림동 사이의 관악산터널 개통문제와 중동 신도시로 흐르는 굴포천 개수사업의 조기시행 문제도 거론됐다.
이날 모임은 그동안 갈등과 알력관계로까지 비치던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이 함께 모여 공동의 문제에 관해 「정치적 커뮤니케이션」의 장을 만드는데 대해 주목받기에 충분했다.
지금까지는 서로 밥그릇을 의식해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해온 사이였다는 점에서 새로운 모습이었다.
물론 이런 모임이 여전히 중앙집권적이고 지방분권화가 안돼있는 우리 정치의 현주소를 반증한다는 면에서는 문제가 없지는 않지만 새로운 시도임은 분명하다.<박병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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