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석률 40%이상 중고생 부모와 함께 수업 받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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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국 중.고등학교에서는 상당한 가치를 부여하는「개근상」이 미국의 중고생들에게는 별다른 매력을 주지 못하는 듯하다.수업 빼먹는 것을「우습게」여기는 학생들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것이 이런 현실을 반영한다.
지금 미국 각 州에서는 학생들의 무단결석을 막기 위해 제도적장치를 강화하고 있다.학생들에게 만성화되어 있는 무단결석이 한두번의「사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중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이것을 사전에 막기 위해서다.
가장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곳은 웨스트 버지니아주다.
이 주의 로버트 샤핑 판사는 전학년도 40%이상 무단결석한 션스테이시군(13)의 부모에게 아들과 함께 수업에 참석하라는 명령을 내렸다.이처럼 웨스트 버지니아주는 다른 주 와는 달리 부모를 처벌할 수 있는 법률을 가지고 있다.
자녀가 무단 결석을 하면 하루에 최고 1백달러까지 벌금을 부과하고,그래도 효과가 없으면 하루 결석에 최고 20일 동안 감옥에 넣을 수도 있다.극단적인 경우 학생을 다른 가정에 입양시키기까지 한다.
또 지난 88년에는 18세 이전에 학교를 그만두는 사람의 운전면허를 취소하는 강력한 법안을 채택하기도 했다.이 법안은 그후 다른 많은 주의 모범이 되었다.
텍사스주에서는 수업을 너무 많이 빼먹거나 낙제를 하는 학생은학교 운동선수로 뛸 수 없도록 하고 있고,메인주에서는 웨스트 버지니아주와 같이 18세 이전에 학교를 그만둔 사람의 운전면허증 소지를 제한하고 있다.
덴버에 있는 교육위원회의 크리스 피포 대변인은『주마다 무단결석을 다루는 방법은 다르지만 대부분의 주가 과거보다는 이문제를훨씬 심각하게 취급하고 있다』고 말하고 웨스트 버지니아의 제도에 대해『다른 주보다 다소 가혹하게 보일지는 모 르지만 무단 결석과 중퇴 사이의 연결 고리를 자르는 것』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실제로 웨스트 버지니아주의 엄격한 제도는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
고등교육연감에 따르면 지난 90년 미국 전역의 중퇴 학생 비율은 11.2%였던데 비해,웨스트 버지니아는 10.9%로 평균치보다 낮았다.웨스트 버지니아주 윌슨 교육국장은『자체 통계에 따르면 90년 웨스트 버지니아 내의 중퇴율은 17 .7%』라고밝히고,그러나『84~85년에는 19.43%였던 것이 92~93년에는 15.2%로 낮아졌다』며 계속 중퇴가 줄고 있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기대하지 않았던 부수효과까지도 얻고 있다.스테이시군의 부모를 포함,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던 많은 부모들마저수업을 받게 되어 졸업장을 따게된 것이다.
웨스트 버지니아주는 이미 1897년에 강제적인 수업 출석법을제정,부모들로 하여금 자녀의 출석을 책임지게 해왔다.
웨스트 버지니아에서의 성과가 미국 전역의 무단결석생을 줄일 수 있을지 두고볼 일이다.
〈安惠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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