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남자마라톤 불붙은 속도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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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마라톤이 다시 엄청나게 빨라졌다.
88년 에티오피아의 벨라이네 딘사모가 2시간6분50초의 역대최고기록을 작성한후 6년동안 2시간8분대에 머물러있던 세계 마라톤계가 올들어 대회가 치러질 때마다 2시간7분대 기록이 한꺼번에 쏟아지고있다.
지난 17일 로테르담대회에서 뱅상 루소(벨기에)가 2시간7분51초로 우승하자마자 이틀뒤인 19일 보스턴에서 코스마스 엔데티(케냐)가 2시간7분15초로 우승한 것이다.
딘사모의 최고기록에 불과 25초 뒤진 호기록이다.
2위를 차지한 안드레스 에스피노사(멕시코)도 2시간7분19초로 기록경쟁에 뛰어들었다.
이에따라 루소의 기록이 역대 세계랭킹 공동 10위에 랭크되는등 이제는 2시간8분대의 기록으로도 10위권에 들수 없을 정도가 되고 말았다.
이처럼 마라톤 기록경쟁이 불붙자 육상계에서는 난공불락으로 여겼던 딘사모의 세계기록이 빠르면 올가을께 깨질 것이라는 성급한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이번에 보스턴마라톤을 2연패한 엔데티와 비록 4위에 그치긴 했으나 2시간8분9초의 한국 최고기록을 세우며 재기에 성공한 黃永祚가 모두 24세의 한창 나이고 에스피노사.루소.디오니시오세론(멕시코)등 2시간7~8분대의 기록을 갖고 있는 현역선수들이 10명이 넘어 이들이 대회마다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며 기록을 단축해 나갈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또한 세계 크로스컨트리 8연패를 하면서 세계 육상 장거리계의강자로 등장한 케냐는 이번 대회에서도 엔데티와 잭슨 키 픈곡(2시간8분8초)이 1,3위를 차지하는등 무서운 돌풍을 일으키고있다.엔데티와 황영조등 젊은 선수들뿐 아니라 세론(28)은 런던마라톤등 최근 4개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저력을 보였고,34세의 노장 루소는 지난해 마라톤에 뒤늦게 입문한후 불과 1년만에 2시간7분대에 진입,기록경쟁을 부채질하고있다.
〈孫長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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