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기금 운용 민간에 맡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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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국민연금 기금의 운용이 민간 전문가에게 맡겨진다. 최고 의사결정기관인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는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 같은 독립된 정부기구로 격상된다. 위원 수는 기존 21명에서 7명으로 줄이 돼 민간인 투자 전문가 중심의 상설 위원회로 구성할 계획이어서 국민연금의 투자 효율성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장병완 기획예산처 장관은 6일 “(새로 구성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위는 보건복지부로터 독립하게 된다”며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처럼 정부로부터 분리된 독립기관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바탕으로 국민연금 지배구조개선 방안을 다음주 중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운용 위원 전문성 높인다=국민연금은 현재 복지부에서 기금관리와 운용을 맡고 있다. 총 21명인 위원들은 경제부처 차관과 경제단체 간부를 비롯해 근로자 대표, 지역 가입자 대표 등 정부 관료와 각계 인사들로 구성돼 있다. 특정 계층의 이익을 대변하지 않고 안정적이고 객관적인 기금 운용을 위해 각계 인사를 모두 참여시킨 것이다. 그러나 이 때문에 자산운용에 관한 전문성이 떨어져 국민연금 기금의 수익률 저하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이 때문에 예산처와 재정경제부·금융감독위원회 등 경제부처들은 국민연금법 개혁안 국회 통과를 계기로 기금운용위의 개편을 강하게 주장해 왔다. 자산운용에 관한 한 전문성이 떨어지는 복지부에서 운용위를 분리해 경제부처 관할로 두든지, 국무총리실 산하로 옮겨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복지부가 강하게 반발, 부처 간 주도권 다툼이 이어졌다.

 결국 정부는 기금운용위를 독립 상설기구로 만들되 기금운용위 위원장은 복지부에서 추천위를 구성해 복지부 장관이 추천하고, 국무총리가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는 쪽으로 절충안을 마련한 것이다.

 ◆기금 운용 방식 바뀔 듯=현재 국민연금 기금의 적립금은 200조원에 달한다. 2012년에는 400조원, 2043년에는 2600조원으로 늘어난다. 하지만 국민연금의 수익률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올 들어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6월까지 26%에 달했지만 같은 기간 국민연금 수익률은 6.39%에 그쳤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로부터 독립된 운용위가 출범해 민간 전문가 위주로 채워질 경우 국민연금의 주식투자와 대체 투자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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