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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의바둑산책>41세로 떠난 李柱龍 6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고결한 선비정신이 몸에 밴 학자풍의 프로기사 李柱龍6단이 41세 아까운 나이에 지병인 폐암으로 타계했다.깔끔하고 맑은 용모에 조용조용한 말씨,그리고 너무나 점잖았던 그의 夭折은 정녕믿어지지 않는다.애통한 심정을 가눌길 없다.『삼 가 冥福을 빕니다.부디 왕生極樂하소서.』 소년시절 오묘하고 무궁무진한 棋理에 심취,프로기사에의 뜻을 세운 끝에 의지를 관철하고야 만 집념의 소유자였던 李6단은 연예인 애기가중 최고수인 개그맨 엄용수씨(아마추어5단)와는 고교동기동창으로 단짝이었다.고교생시절 두 사람이 中央 日報社주최「학생王位戰」에 단골로 출전하던 때가바로 엊그제 같다.
이들 단짝은 수년전 힘을 합쳐『비디오 바둑교재』를 만들기도 했다.두 사람은 가까워질 요소가 많았다고 생각된다.李6단은 바둑 못지않게 노래도 썩 잘 불렀다.어디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솜씨여서 기회있을 때마다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주위의 권유로 비상업적인 취입을 했을 정도다.
李6단이 랭킹1위 王位戰 도전자 선발리그에 진출하는등 성적을올리자 자신의 일처럼 기뻐한 엄용수씨가『비디오 바둑교재』제작을제의했던 것.
고교를 졸업하고 남아다운 기상을 기르겠다며 해병대(그는 프로기사중 유일한 해병대 출신이다)에 자원 입대했을만큼 건강했고 담배를 끊은지 오래인 사람이 폐암이라니….
하기야 어느 개인이 담배를 끊더라도 이미 최악의 상태인 주변환경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흡연자」보다 옆에서 오염당하는「간접오염자」가 3배 더 해롭다는 학자들의 연구발표는 이미 잘 알려진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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