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그룹 비욘드, 멤버 4명으로 보강 재기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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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남성 4인조 그룹 '비욘드'멤버들. 왼쪽부터 여울·도형·천희·상익. [사진=최승식 기자]

꽃미남은 아니지만 탁월한 보컬과 하모니로 무장한 4인조 남성그룹이 등장했다. ‘비욘드(BEYOND)’다. 이들이 최근 발매한 디지털 싱글 앨범의 ‘얼마나’란 곡은 버블시스터즈가 피처링해 화제가 됐다. 이 노래는 각종 음악사이트에서 꾸준히 상위권에 올라 있다.
 이들은 신인은 아니다. 2005년 3인조로 처음 등장해 첫 앨범을 냈지만, 회사가 음반사업을 접는 바람에 제대로 활동하지 못했다. 대중의 평가도 받기 전에 활동을 접어야 했던 게 무척 아쉬웠다고 한다.

 “세 명(상익·천희·여울)이 2년간 옥탑방에서 합숙하며 준비한 앨범이었는데,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해 정말 아쉬웠어요.”(상익) 졸지에 소속사 없는 가수가 된 이들은 보컬 트레이닝, 코러스, 결혼식 축가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계속 호흡을 맞춰갔다.
 그들에게 다시 기회를 준 사람은 1990년대 초 인기가수 하수빈이었다. 비욘드의 첫 앨범을 프로듀싱했던 하씨가 지난해 자신의 회사를 차리며, 이들을 불러들인 것. 음악학원에서 보컬 트레이닝을 하던 천희가 노래 잘하던 수강생 도형을 팀에 끌어들이며 비욘드는 4명이 됐다. 스승과 제자가 한 그룹에서 활동하게 된 것이다.

 “가수가 되겠다고 마산에서 올라와 건설인부, 편의점·카페 아르바이트 등을 하며 음악공부를 했어요. 노래도 노래지만, 고생을 많이 한 점이 마음에 든다고 형들이 말하더군요. 형들의 미성 톤에 제 알앤비(R&B)적인 톤이 가미돼 음색이 더 다양해진 것 같습니다.”(도형)

 이들은 최근 두 달여간 매주 토요일 사당역에서 ‘지하철역 콘서트’를 하며, 방송 데뷔에 앞서 실전경험을 쌓았다. 이들은 또 ‘사장’ 하수빈이 조만간 내놓을 컴백 앨범에 피처링으로 참가했다. ‘고백’이란 발라드 곡에 이들의 감성적인 하모니가 코러스처럼 깔리는 것. 이들은 최근 신인가수들끼리 맞대결하는 화제의 라디오 코너(KBS 박준형의 FM 인기가요 ‘올챙이 서바이벌’)에서 9인조 여성 아이돌그룹 ‘소녀시대’에 패했지만 선전했다.

 “3주 연속 우승에 도전했는데, 복병 ‘소녀시대’를 만났죠. 청취자 문자 집계에서 지면서 막판 역전을 당했어요. 하지만 음악적인 부분에서는 이겼다는 것을 위안으로 삼아요.”(천희)
 이들은 미국의 4인조 남성그룹 보이즈투멘을 닮고 싶다고 했다. 보이즈투멘의 ‘엔드 오브 더 로드(End of the road)’는 이들의 아카펠라 애창곡이다.
 “어차피 외모에는 의존할 수 없는 그룹이잖아요.(웃음) 환상적인 하모니를 내지만 솔로로서도 모두 경쟁력이 있는 남성 보컬그룹이 되고 싶습니다.”(여울)
 

정현목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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