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후계자 5명 도시락배달 외식업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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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본격적인 농사철을 앞두고 일손이 달리는 전남 농촌지역에 논과밭으로 음식을 배달해주고 동네 잔치등을 치러주는 외식업체가 등장해 화제.
호남고속도로 백양사 톨게이트에서 고창으로 이어지는 국도를 따라 2㎞쯤 가면 전남 장성군북이면 달성리에 최근 문을 연 달성도시락 공장(대표 李雨鎭.42)이 나타난다.
대표 李씨등 농민후계자 5명이 92년부터 달성 위탁영농회사를운영하면서 가뜩이나 일손이 부족한 농촌에서 농번기등에 식사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은 것을 보고 농민도 돕고 돈도 벌겸 지난해수익금중 3천만원을 떼 농촌형 외식산업을 시작 하게 된 것.
대표 李씨는『외식업 하면 도시중심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알고보면 농촌지역에 더 필요한 업종』이라며『직접 생산한 무공해 농산물 위주로 식단을 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달성도시락공장에서는 비닐하우스 3동등에서 직접 키우는 고추.
마늘.호박.수수등과 김치.감.매실 장아찌.젓갈류등 무공해 밑반찬을 중심으로 식단을 꾸미고 후식으로는 단술과 수정과를 마련,비닐하우스나 논갈이 현장등에 처음엔 하루 대여섯차 례에서 지금은 10여차례씩 배달을 나갈 정도다.
음식은 공장을 세운 농민후계자 부인 3명과 영양사가 만들고 군내 3개 지역에 3명의 주재 영업사원을 두고 5인분이상 주문하면 논이고 밭이고 산비탈까지 배달해 주고 있다.도시락은 새참으로 먹게 만든 1천5백원짜리 김밥에서부터 30여 가지의 반찬이 들어가는 5천원짜리까지 다양하며 천막.식탁등을 갖추고 출장,잔치를 치러주기도 한다.
이 곳에서 일하는 林占禮씨(42.여)는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모두 이곳에 투자한 마을 주민들로 집안 어른들의 식사를준비하는 것처럼 음식솜씨를 최대한 발휘하고 있다』며 『음식을 만들어 곧바로 배달하기 위해 오전 2~3시에 나 오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처음에 하루 50여개정도 들어오던 주문이 계모임.결혼식 식사주문등이 몰려 부쩍 늘고 있다.
[長城=千昌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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