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비상사태속 정치폭력 계속/흑인자치지역 62명 희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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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인권감시단/총선 제대로 실시될까 우려
【더반(남아공) UPI·AFP=연합】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정치폭력을 막기 위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이후 줄루족 거점인 남부 나탈주의 콰줄루 흑인자치지역에서 최소한 62명이 숨졌다고 남아공 당국이 4일 밝혔다.
지난달 남아공에서는 정치폭력으로 2백90명이 희생돼 지난달 31일 프레드릭 데 클레르크 대통령이 나탈주에 정치폭력을 막기 위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인권감시단과 정치인들은 폭력사태가 오는 26∼28일 실시되는 남아공 최초의 다인종 총선실시에 심각한 혼란을 야기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줄루 민족주의 지도자들은 새 헌법이 지역자치를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국민의회와 9개 주의회선거에 참여하지 않을 계획이다.
데 클레르크 대통령과 넬슨 만델라 아프리카민족회의(ANC) 의장은 오는 8일 새 헌법에 대한 의견차이를 조정하고 정치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만고투수 부텔레지 IFP 지도자,킹 굿윌 즈웰리티니 줄루족 족장과 4자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정치관측통들은 이들 지도자들이 정치적 해결을 위한 시간을 벌기 위해 나탈·콰줄루주 의회선거의 연기를 검토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선거연기 불가를 주장해온 ANC가 이같은 제안에 강력한 반대를 제기할 것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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