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대학교육 質 높이려면 민간투자 넓혀야 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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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오늘날과 같은 국내외 제반여건 급변에 잘 적응하려면 전통적 사고를 뛰어넘는 우리 모두의 발상전환을 필요로 하는 부문이 많다.그중에서도 가장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시급히 요청되는 부문은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칠전 보도된(中央日報 3월28일字23面)어린 여중생 몇명이 함께 마련했다는「우리나라 교육실태,이대로 좋은가」라는 조사보고서의 주내용과미국의 어느 유명 時事誌의 최근호에 실린 교육관련 기사는 우리의 기존 생각 틀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점을 잘 말해주고있다. 우리 어린이들이 지적하고 있는 사항들은 이미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는 것들,즉 과밀학급.부족한 선생님수.열악한 교육시설과 미흡한 실습비 등 모두 많은 교육투자 재원 확보를 필요로 하는 문제들이다.반면 미국 시사지 기사는 현재 미 국 전국 평균으로 볼때 컴퓨터 1대당 중.고등학생수는 16명으로 이는 마치「학생 16명이 연필 한자루를 나누어 쓰는 것」과 다를바 없는 것으로서 중.고생용 컴퓨터의 충분한 확보가 시급하다는점을 강조하는 내용이다.우리 어린이들이 지적한 문제들과는 차원이 다른 걱정임에 분명하다.그러나 문제는 1인당 소득 3만달러에 가까운 나라의 특수한 걱정거리로만 보아넘길 수 없다는데 그심각성이 있다.
이와 관련,이미 미국에서는 사무직부터 전문직에 이르는 모든 직종에 걸쳐 컴퓨터를 쓸줄 아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간의 소득 격차가 상당히 크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이것은 컴퓨터 사용이 보편화된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간의 생산성 격차 내지 소득격차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따라서 우리의 열악한 초.중등 교육환경을 개선하고,나아가 현재 전무 상태인 정보화 시대를 대비한 추가 소요 교육투자 재원조달 규모는 한마디로 엄청난 것이다.이에더하여 대학의교수對 학생비율,학생당 도서관 장서수,교수당 연구비등을 다른 선진 제국과 비교해 볼때 대학교육의 질적 개선을 위해 필요한 투자재원 또한 엄청난 것임은 두말할 필요조차 없다.
현재 우리 정부의 교육부문 지출은 전체 정부예산의 25% 수준에 와있다.아직도 우리는 전체예산의 또다른 25% 정도를 방위비로 지출하고 있다.나머지 정부예산중 상당 부분 또한 기타 경직성 경비로 지출되어야 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우리 국민 모두의 조세부담을 크게 늘리지 않는한 정부재정을 통한 교육부문지출을 늘리는데는 한계가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물론 남북한 통일이 이룩돼 방위비를 크게 줄임으로써 생길수 있는 소위「평화배당금」(Peace divide nds)을 교육부문에 우선적으로 활용하는 것을 생각할 수 있으나 엄청난 통일비용을 마련해야 하는 우리 처지를 감안할 때 지나친 기대는 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필요한 교육 투자재원 확보와 관련하여 우리 모두의 일대 발상 전환이 요청되는것이다.특히 현재에도 정부의 교육부문 지출중 90% 이상이 초.중등 교육부문에 쓰이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대학교육 의 질적 향상에 필요한 민간재원의 적극적 활용은 불가피하다고 볼 수있다. 公.私立대학을 가릴것 없이 대학에 대한 각종 기여금 관련 세제상 지원폭을 넓히고 기여금 입학도 활용해야 할 것이다.
물론 기여금 입학제를 도입함에 앞서 실력있는 학생이 기여금 입학으로 인해 손해보는 일이 없게 해야될 뿐 아니라 오히 려 득을 보게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기여금 입학은 실력으로 입학하게 될 정원외 일정범위 내에서 운영하고 적립된 기여금은 실력은 있으나 등록금.학자금 조달이 어려운 학생을 위한 장학금과 교수의 연구지원비로만 쓸 수 있게하는 방안을 강구할 수있을 것이다.이러한 방안등을 통해 대학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한민간투자 재원이 폭넓게 마련될때 앞으로 늘려나갈 정부의 교육재정은 초.중등 교육여건 개선에 집중 투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재원조달 차원이 아닌 우리 교육의 질적 개선을 위한 우리 모두의 발상 전환도 시급하다.이제 다가오는 21세기는 사람의 지식,특히 창의력이 더욱 중요시되는 시대가 될 것으로 내다보는 것이 상식이다.이런 치열한 국제경쟁에 주역이 될 다음 세대를 위한 초.중등 교육이 대학입시를 위한 암기식 교육 위주로영위돼서야 되겠는가.게다가 입시지옥을 거쳐 대학에 입학한 후에는 종점을 막 넘어선 마라톤 선수처럼 기진맥진해 대학 공부에 소홀해지기 쉬운 것이 또다른 문제가 아니겠는가.따라서 대학에 들어가서 졸업할 때까지 더욱 열심히 공부하게하는 동인을 부여하는대신 대학입학은 상대적으로 쉽게 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만하다고 본다.이와 관련해 국가관리 학사제도 활용방안도 고려될 수 있을 것이다.오늘날 모 든 후발 개도국들과 시장경제 체제로 전환하고 있는 사회주의 국가들이 크게 부러워할 정도로 경제개발에성공한 우리는 오늘날의 미국과 같이 우리의 교육부문을 수지맞는수출산업으로까지 발전시킬수 있는 소지마저 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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