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화제>여성 아마복싱 심판 김순옥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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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국내 처음으로 여성 아마복싱 심판이 탄생했다.
화제의 주인공은 여자배구 국가대표출신으로 지금은 두자녀의 어머니인 金順玉씨(33.수원시장안구천천동 주공아파트104동).
金씨는 지난 28일「94경기도 복싱심판 자격시험」에 응시해 필기점수 만점을 기록하며 경쟁자인 남성들을 제치고 당당히 합격했다.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능력과 재능을 떠나 각종 스포츠경기에서 거의 제외돼온 현실의 벽을 무너뜨리고「여자도 할수 있다」는 것을 입증해 보이겠습니다.』 앞으로 경력을 쌓아 공인심판자격과 중앙자격시험,국제심판자격등에 차례로 응시해 명실공히 국내 제일의 심판으로 불리고 싶다는 것이 金씨의 포부다.
국교6년 때부터 배구를 시작해 82년 실업팀인 후지필름소속으로 국가대표에 선발되기도 한 金씨는 키 1m70㎝의 당당한 체구의 만능 스포츠맨이다.
金씨가 처음 복싱과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92년.
국가대표로 선발되던 해 연습중 허리부상으로 선수생활을 마감한뒤 양아버지인 대한아마복싱연맹 심판위원 尹錫漢씨(59)의 일을돕기 위해 복싱연맹 사무일을 맡아하던 것이 계기가 됐다.
『깔끔한 복장과 힘찬 제스처도 멋있지만 불공정한 판정으로 선수들이 억울해하는 모습이 안타까워 명심판이 되기로 결심했어요.
』 오는 4월12일 경기도소년체전 선발대회에 심판으로 처녀출전(?)을 앞두고 있는 金씨는 공정하고 정확한 판정을 위해 매일복싱체육관을 찾아 배구선수생활 못지않은 혹독한 연습에 전념하고있다. 배구선수시절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도 부상으로 뛰지못한미련이 남아 은퇴후에도 틈틈이 이론학습을 통해 배구심판자격과 지도자자격증까지 따낸 金씨는 요즘 가정주부와 직장인.복싱심판.
어머니배구회선수등 1인4역으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 다.
[수원=嚴泰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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