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열전>5.내가겪은 민관식 문교장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閔寬植장관을 특별한 인연도 없이 비서실에서 1년이상 모시게 된 것은 내게 많은 것을 배우는 기회였다.
그는 역대 문교부장관중 가장 많은 일을 했고 정부내에서의 문교부 위상을 크게 높인 장관으로 지금도 교육부 직원들로부터 평가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閔장관은 학창시절 유도.탁구선수 생활을 했고 체육회장을 지낸분답게「국력은 체력」이라는 강한 신념을 갖고 있었다.
전국스포츠소년대회 창설,체육고 신설,체육특기자제의 정착도 그가 해낸 일중 하나다.
또한 테니스 보급에도 획기적 역할을 했음은 잘 알려진 일이다. 교원 승급기간 단축및 최고호봉 승진제한 철폐,사립학교 교원연금법 제정으로 교원들의 숙원을 해결해줬다.
대통령을 모시고 처음 전국교육자대회를 개최,교원과 교육계 인사의 사기를 높였고 지방교육위원회의 부교육감제 신설로 지방교육관계자들의 사기도 높였다.
방송통신고와 방송통신대 설치,한국교육개발원 설립등도 획기적인것이었다.
이렇게 많고도 어려운 일을 추진한 원동력은 그의 타고난 건강과 부지런함,정확한 기억력,적극적인 성격에 있다고 느꼈다.
閔장관은 굉장히 부지런하고 활동적이었다.매일 점심.저녁 여러사람을 만났고 아침도 약속이 있는 때가 많았다.예고없이 학교에들르는 경우가 많아 교장 선생님,특히 국도변이나 고속도로변의 학교 교장선생님들은 긴장을 많이 해야했다.
업무 추진에 있어서는 확인을 철저히 했다.지시나 명령.계획은반드시 확인하고 또 제때 보고하지 않으면 혼이 나기 일쑤였다.
또 매사에 철저히 기록을 하게 했다.지시하는 것을 기록하지 않고 듣고 있는 국.과장에게는『자네 머리가 얼마나 좋나.나가다가다른 사람과 얘기하면 잊어먹을 수 있으니 기록해라』고 말했다.
또 시간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을 싫어했다.그 당시는 지금처럼교통체증이 없었지만 코리안타임이란 나쁜 습관이 사회에 퍼져있는시절이었다.이런 폐습을 한시 바삐 고쳐야 한다고 늘 강조하셨다. 『사진은 중요한 기록』이라며 사진을 찍어 보관하기를 좋아했다. 나는 시골에서 여유있게 자라지 못해 사진기는 만져보지도 못했는데 하루는 사진기를 주면서『내일부터 가지고 다니며 찍으라』고 해 사진관에 가 필름을 넣는 것부터 조작법을 배우기도 했다. 閔장관과 사진을 한번 찍은 사람은 반드시 사진을 받는다는것을 모두 알고 있다.받드시 보내주고또 받았다는 소식(전화등)이 없으면 책망을 듣게 된다.기록하고 확인하고 전화응신을 철저히 하는 것이 국제화 시대에 갖추어야할 기본 태도라 고 생각되는 요즘 閔장관의 생활철학과 철저한 실천이 더욱 가슴에 와 닿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