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원조 오빠부대들 '총집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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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 페블즈.블랙테트라.라이너스.휘버스.옥슨80.건아들….

대학 그룹사운드의 전성시대였던 1970년대 말과 80년대 초. 이들은 '오빠부대' '형님부대'의 원조였다. 그룹사운드의 히트곡들은 대학가에서 대중가요와 응원가로 불리며 청년 문화의 상징이 됐다. 세월은 가고 영광은 추억으로만 남았지만, 아직도 노래방에서 어깨동무를 하고 '그 시절 그 노래'를 불러야 직성이 풀리는 세대가 있다. 그리고 이젠 중년이 된 과거의 팬들을 위해 왕년의 용사들이 다시 뭉쳤다-. KBS '열린음악회'가 25일 오후 5시40분 설날 특집으로 '7080 추억의 그룹사운드'편을 80분간 방송하는 것이다.

제목 그대로 출연진 모두가 70~80년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그룹 출신이다. "나 어떡해. 너 갑자기 가버리면~. 나 어떡해. 너를 잃고 살아갈까~" 로 시작하는 '나 어떡해'로 77년 제1회 대학가요제 대상을 받았던 서울대 그룹사운드 샌드 페블즈, '그대로 그렇게'의 휘버스, '불놀이야'를 히트시킨 옥슨 80, 감미로운 목소리로 인기를 끈 이치현과 벗님들 등이 나와 자신의 히트곡들을 들려준다. 건아들의 무대도 준비돼 있다. 또 블랙테트라의 고상록, 라이너스의 최광수 등은 함께 노래를 부른다.

이와 함께 송골매의 배철수가 MC를 맡아 당시 분위기와 에피소드를 전하며 팬들을 추억의 시간으로 이끈다.

제작진에 따르면 일부를 제외하곤 대학교수.건축가.중소기업 대표 등으로 음악 외의 길을 걷고 있는 이들은 이번 특집을 계기로 거의 20~30년 만에 무대에 선다고 한다. "단순한 방송 출연이 아니라 대학가요제에 출전하는 각오로 노래를 부를 것"이라며 의욕을 보인 이들은 최근 주말을 이용해 드럼과 기타를 치며 맹연습을 해왔다.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역시 노장은 죽지 않았다는 게 공연을 지켜본 이들의 총평이다.

제작을 맡은 김승우 PD는 "모두 옛 팬들을 위해 어렵게 출연을 승낙했다"며 "무엇보다 386이상 세대들에게 추억과 향수를 선사하는 값진 무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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