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무역역조 시정 급하다/김 대통령 일 국회연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일왕 “과거 역사 깊은 반성”
【동경=김현일기자】 김영삼대통령은 25일 오전 중·참의원 양원의원들이 참석한 일본 국회연설을 통해 『지난 1백년동안 한일 두 나라는 우호와 협력보다 상쟁과 갈등이 더 많은 역사속에서 살아왔으나 이제 양국 국민은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야 한다』며 『과거의 앙금은 말끔히 씻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관계기사 4면>
김 대통령은 북한 핵문제에 대한 일본의 협력을 요청하고 『아태지역의 대량 살상무기 확산방지와 군비통제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한후 특히 한·미·일 주축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역설했다.
김 대통령은 특히 『일국 번영주의를 초월하지 않는 한 진정한 공동체적 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국가간 경제관계가 지나치게,그리고 지속적으로 불균형상태에 있다면 그러한 구조는 시정돼야 할 것』이라고 한일 무역역조 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한국은 일본·중국과 더불어 책임있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한·일·중이 중심이 돼 새로운 아시아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통령은 이날 낮 경단연 등 일본 경제단체 공동주최의 오찬에 참석,『한국은 양국간 무역불균형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며 『그러나 수입억제와 같은 소극적 방식이 아니라 수출확대와 같은 적극적 방법으로 무역균형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24일 저녁 김 대통령은 아키히토(명인) 일왕 내외 주최 왕궁 공식만찬에 참석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만찬사를 통해 『전후 우리나라 국민은 과거의 역사에 대한 깊은 반성에 입각해 귀국 국민과 흔들리지 않는 신뢰와 우정을 쌓기 위해 노력해왔다』고 말해 90년 5월 노태우대통령의 방일때 표현한 「통석의 념」보다 구체적이고 진전된 사과발언을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