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경기 최악" 정치권 설민심 한 목소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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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지역구에서 보낸 여야 의원들은 24일 '체감경기가 최악'이라는 것이 국민들의 한결같은 목소리였다고 전했다. 또 정치권의 부패에 대해 비난여론이 거세 4.15 총선에서 변화의 바람이 거셀 것으로 내다봤다.

◇한나라당= 지역구가 수도권인 김문수(金文洙.부천 소사) 의원은 "한나라당에 대해 '차떼기당'이라는 등의 욕도 많았지만 그것보다 더 문제는 만나는 사람마다 '못 살겠다'고 할 정도로 경기가 없는 점"이라고 전했다.

영남권 중진인 이상득(李相得.포항남) 사무총장은 "포항에서 제일 유명한 시장에 가보니 한산할 정도로 설경기가 아주 나쁘더라"며 "대선자금 수사에 대해선 너무 오래 끌어서인지 지겨워 했고 '여야 모두 도둑'이란 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강두(李康斗.함양,거창) 정책위의장은 "(지역에) 내려가 보니 대통령을 잘못 뽑아서 이렇게 고생한다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며 "술 한잔 먹으면 한나라당이 왜 그리 미온적이냐면서 행동으로 보여달라는 이들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우려했던 대로 한나라당에 대한 실망이 커 이번 총선에서 '당보다 인물보고 찍겠다'는 말들이 많았다"(정의화 의원.부산 중,동구)거나 "노무현(盧武鉉) 대통령은 싫어하는데 한나라당 지지율도 빠지니까사람보고 찍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더라"(이방호 의원.경남 사천)는 등 한나라당의 앞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민주당= 민주당 의원들은 한나라당과 노무현 캠프의 불법 대선자금에 대한 국민들의 비난 여론이 거셌으며 조순형 대표의 대구 출마선언 이후 환골탈태에 대한 기대가 높았다고 주장했다.

강운태(姜雲太.광주 남구) 사무총장은 "열린우리당이 명분이 없고, 불법 대선자금 문제에 있어서도 (한나라당과) 마찬가지 아니냐는 비판이 많다"고 전했다. 정철기(鄭哲基.전남 광양,구례) 의원도 "민주당의 지지도는 큰 변화가 없으나, 당을 개혁하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공천하라는 주문이 많다"면서 "열린우리당은 노 대통령에 대한 거부감 등이 맞물려 좋은 평을 못 받고 있고, 한나라당은 구제불능 정당이라는 평가 때문에 아예 얘깃거리가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정치권 전반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 하락에 대해 이구동성으로 우려했다. 이정일(李正一.전남 해남진도) 의원은 "호남에서 민주당 지지는 절대적이고, 배신감 때문에 한나라당보다 열린우리당을 더 싫어하는 것 같았다"면서도 "정치권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 국회를 아예 없애자, 조류독감에 걸린 닭처럼 국회의원들을 다 파묻었으면 좋겠다는 얘기까지 나오더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특히 경제가 어렵고, 부패로 인한 정치에 대한 불심감이 극에 달한 가운데도 '정동영(鄭東泳) 효과'로 인해 열린우리당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 지지도가 상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전이 지역구인 박병석(朴炳錫) 의원은 "지역민들이 가장 바라는 것은 경제가 풀렸으면 좋겠다는 것이고, 정치권의 부패를 욕하는 사람도 있지만 검찰수사 등 이런 상태로 조금만 더가면 한국이 깨끗해 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많았다"고 전했다. 전북이 지역구인 정세균(丁世均) 의원도 "역시 경제회복에 대한 관심이 가장 컸고, 정치불신도 대단했다"며 "우리당에 대한 기대감이 전보다 나아졌으며, 선거승리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21일 지역구인 인천에서 '1일 택시기사 체험'을 한 송영길(宋永吉) 의원은 "정치권은 이제 정치싸움은 그만하고 살기어려운 서민들의 처지를 생각해 경제살리기에 몰두해야 한다는 성난 민심을 전해들었다"며 경기 회복이 늦어지는 점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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