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시바우 한국 기자 극찬…미묘한 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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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산더 버시바우(사진) 주한 미국대사가 28일 한나라당 주최 토론회에 나왔다. 한나라당 중앙위(의장 이강두) 주최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포럼 연사로 초청받은 것이다.

40여 분간 진행된 그의 연설엔 가끔 노무현 정부의 언론 인식과 다른 대목이 있어 관심을 끌었다. 적극적인 표현으로 한국의 기자들을 반복해 극찬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한국의 기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끈기 있고 두려움이 없는 언론인들(persistent and fearless journalists)"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기자들과 만나는 많은 기회가 있었는데 그들은 일반적으로 균형감을 갖췄고, 책임감이 있으며, 공정했다(balanced, responsible and fair)"며 "이런 것들이 가장 역동적이고 강건한 한국의 민주주의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이제 막 대통령 후보를 뽑은 주재국 야당이 주최하는 행사에 나온 미국대사의 발언은 미묘한 파장을 낳았다.

브리핑실 통폐합과 취재 통제를 골자로 한 정부의 이른바 '취재지원 시스템 선진화 방안'이 집행되면서 정부와 언론계 간 마찰이 깊어가는 상황이어서 더 그랬다.

한나라당에서는 "현 정부의 언론정책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한 것 같다"는 해석이 나왔다. 주한 미국대사관 측은 "버시바우 대사가 한국 언론인들에게서 받은 인상을 밝힌 것일 뿐 기자실 통폐합 논란과 같은 현안을 염두에 둔 것은 결코 아니다"고 해명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한나라당 경선에 대해선 "후보들을 검증하면서도 현안과 정책에 초점을 맞추는 혁신적 시스템이었다"며 "한국 정치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서승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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