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찍쪽으로 기우는 북핵-美정부 강력대응 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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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북한핵 사찰팀이 이번 사찰결과에 대해 부정적 성명을 내면서 오는 21일로 예정된 IAEA특별이사회가 북한핵 문제를 유엔안보리로 넘기는 결의안을 채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워싱턴의 시각이다.
美국무부는 16일 IAEA가 이날 북한측의 방해로 인해 핵폐기물 재처리시설에 대한 샘플채취에 실패함에 따라 현재로서는 북한핵 물질이 무기로 전용되지 않았음을 증명할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하고 이같은 결과는 북한이 지난달 15일 IAEA에 약속한 사찰절차를 충실히 이행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고말했다. 국무부는 또 IAEA특별이사회가 이번 북한핵 사찰이 성공적으로 수행됐다고 발표할 가능성이 작다고 언급,특별이사회가강력한 對북한 결의안을 채택할 것임을 시사했다.
매커리국무부대변인은 특히『IAEA이사회가 그동안 북한핵 문제를 유엔안보리에 다시 넘길 가능성을 비쳐왔다』면서『유엔안보리가다음 행동의 장소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해 미국이 취할 행동수순을 예고하고 있다.
앞서 미국의 주요 언론들은 IAEA특별이사회가 아직은 북한핵문제를 유엔안보리로 넘길 가능성은 낮다고 보도하고 북한이 IAEA사찰팀을 다시 받아들여 북한핵 시설에 대한 재사찰을 받을 경우 현재의 부정적 판단을 뒤엎을 수 있을 것으 로 내다봤다.
그러나 워싱턴소식통들은 적어도 두가지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한현재의 사찰 결과를 그대로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 미국정부측의경화된 입장이라고 전하고 있다.두가지 조건은▲북한이 IAEA의재사찰을 받는 것▲남북한 특사교환등에 합의하 는 일이다.첫번째조건은 핵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며 두번째 조건은 북한에 대한 제재 수순을 보류하는 정치적 고려사항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그러나 이 두가지중 어느 것도 현실적으로 실현될 가능성은 없다.
소식통들은 또 이는 모두 北-美 3단계 고위급회담개최 선결조건들이라고 전제하고,따라서 IAEA특별이사회는 이같은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북한핵 문제가 유엔으로 넘어가는 것이 사실상 예정된 길이라고 말했■.
소식통들은 북 한은 현재 IAEA의 재사찰이나 남북한 특사교환을 오는 21일 이전에 모두 받아들일 징조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美CNN방송은 16일 북한핵 전문가의 말을 인용,북한이 핵재처리시설에 대한 샘플채취를 거부한 것은 이를 對美 정치적 협상의 교환대상으로 생각한 결과로 본다고 보도하고 이는 북한이 상황을 아주 잘못 판단한,커다란 착오라고 지적했다.
매커리대변인은『북한이 왜 IAEA에 약속한 사찰 절차를 이행하지 않았는지 그 의도를 알 수 없으나 결과는 어쨌든 사찰실패로 나타난 것이 분명하다』고 실망을 표시,미국정부가 보다 강경한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그럴 경 우 팀스피리트훈련 재개문제와 패트리어트미사일 배치등 보류되어 있는 문제들도 재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워싱턴=陳昌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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