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을 잠시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자. 탄탄한 어학실력과 창의적인 두뇌로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후배, 외국 명문 MBA과정을 수석 졸업하고 화려하게 영입된 외부 인재, 피나는 노력과 뜨거운 열정으로 나보다 몇 발자국 앞서가는 입사동기, 자신의 프로젝트에 나를 고용해 빛나는 실적과 성과를 올리고 있는 상사.
저자는 “당신의 경쟁자가 이들 가운데 있다고 생각한다면, 지금 당장 그 생각을 버려라”고 말한다.
진정한 경쟁 상대는 “탁월한 CEO(최고경영자)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탁월한 CEO, 바로 그”라는 것. 경쟁하는 상대의 높이가 자신의 높이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잠재된 1% CEO 본능을 깨워라
직장인 상당수의 꿈은 CEO다. 물론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함에 일찌감치 꿈을 꿈으로만 남겨둔 이가 적잖은 게 현실이지만 말이다.
최근 쏟아지는 직장인을 위한 처세술서도 대부분 ‘생존법’에 쏠려 있다. 이에 반해 이 책은 CEO처럼 성공하기 위한 정공법을 제시한다.
현직 기자인 저자는 “1년 6개월여 동안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자기계발 전문가 50여 명을 밀착 인터뷰하는 과정에서 직장인의 진정한 경쟁력은 자기 자신을 CEO처럼 간주하는 데서 출발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소개한다.
동료나 상사, 후배가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그들 역시 ‘도전자’일 뿐이라는 것. 반면 CEO는 그 자체로 승자의 조건을 보여주는 존재다. 경쟁자가 CEO로 바뀌는 순간, 비전과 지향점이 달라진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CEO처럼 생각하고 CEO처럼 행동하라
이 책의 장점 중 하나는 직장생활의 모든 면을 아우르는 다양한 전략을 소개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면면이 다양한 전문가를 만난 후 집필한 책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인간관계 전문가, 협상커뮤니케이션 코치, 헤드 헌터, 패션 스타일리스트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의 식견과 조언을 통해 저자가 도출한 전략은 총 56가지다.
어떤 리더십을 갖춰야 할지부터 인간관계에 대한 해법, 비즈니스 협상전략과 상대를 배려하는 기술에 이르기까지 CEO처럼 생각하고 행동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이 망라돼 있다.
2등이 1등으로 도약하기 위한 방법과 매력적인 상사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은 현재 자신의 위치와 생활을 되돌아보게 한다.
위기를 관리할 수 있는 네트워크 창출, 성공의 핵심 자산인 인맥관리는 최근 직장인들에게 요구되는 덕목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아울러 ‘안되는 것에 미련 갖지 마라’ ‘무턱대고 영어공부에 매달리지 마라’ ‘자기계발 중독에서 벗어나라’ 등 맹목적으로 앞만 보고 달리는 직장인들이 새겨들어야 할 충고도 담겨있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무너지면서 경력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자신의 연차에 맞는 경력관리 방법을 제시한 대목도 눈길을 끈다. ▶1~5년차(사원·대리급)는 자신만의 전문영역을 찾아야 한다. 조직 내부의 시스템이나 다른 부서에 대한 정보, 업계 동향도 파악해둬야 한다. ▶6~10년차(과장·차장급)는 뚜렷한 성과를 내는 데 힘써야 한다. 전문가로 돋보이게 하는 자신만의 브랜드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 ▶11~15년차(부장급)는 정보와 위기 관리에 강해야 한다. 인맥 점검도 필요하다. ▶16~20년차(임원급)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고 잠재력을 개발시키는 코치형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현대경제연구원의 박태일 컨설팅 본부장은 “똑같은 직장에 다니면서도 어떤 사람은 자신을 간신히 살아남은 ‘생존자’로 여기고, 어떤 사람은 회사를 이끌 ‘차기 CEO’로 생각한다. 생각의 차이는 곧 미래의 차이”라며 “구조조정으로 상시 불안한 시대를 사는 직장인들에게 과감히 성공을 추구하라고 권하는 책”이라는 추천의 말을 덧붙였다.
프리미엄 김은정 기자 hapia@joongang.co.kr
자료제공=토네이도 출판사(02-332-3310)
◆ 지은이 김도연
고려대 중어중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거쳐 현재 문화일보 국제부 차장으로 활동중이다. 중국 문제에 관심이 많아 중국인들 특유의 사고와 행동양식을 담은 『중국인, 그들의 마음을 읽다』(2005년)를 옮겨 펴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