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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mily리빙] 입맛 없을 땐 ‘밥맛’이라도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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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여간 해서 밥맛이 돌지 않는 계절이다. 어떻게 하면 입맛 잃은 가족들이 한술이라도 더 뜰 수 있을까, 주부들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가정식의 기본은 밥. 아무리 별난 반찬을 준비해도 밥이 잘못 되면 소용 없다. 남은 밥도 문제다. 데워 먹는다곤 해도 금방 한 밥만 못하다. 밥, 10배 더 맛있게 먹는 고수들의 비법을 알아봤다.

 
#설익은 밥엔 정종, 탄 밥엔 숯을

  결혼 7년 차 주부 김성미(35)씨는 “결혼 후 밥을 수도 없이 지어 봤지만, 그래도 여전히 물의 양을 맞추는 건 자신 없다”고 말한다. 물의 양을 잘못 맞추면 밥이 설익어 영 맛이 없다. 이럴 때는 술로 뜸을 들이면 된다.

전기밥솥에 했다면 설익은 밥에 젓가락으로 구멍을 몇 개 낸 다음 정종을 약간 뿌려 다시 한 번 ‘취사’ 스위치를 눌러 주면 된다. 가스 불에 했다면 정종을 뿌린 후 약한 불에 5분 정도 뜸을 들인다.

  솥에 밥을 하면 밥맛은 좋지만 한눈 파는 새 탈 우려가 있다. 솥밥이 타면 냄새가 밥 전체에 들러붙는다. 이럴 때는 깨끗한 종이 한 장을 밥 위에 올려 놓고 숯 한두 덩이를 얹어 놓은 다음 잠시 솥뚜껑을 닫아둬 보자. 탄 냄새가 말끔히 가신다.

 

밥 맛있게 먹는 방법, 알고 보면 무궁무진하다. 가령 물의 양을 잘못 맞춰 밥이 설익었을 때 정종을 몇 방울 뿌려 뜸을 조금 더 들이면 된다.

#찬밥은 면 행주에 싸서 찜통으로

  먹고 남은 찬밥은 늘 주부 차지다. 그러나 다시 데운다 해도 처음에 지었던 밥만 못하다. 이럴 땐 깨끗한 면 행주로 밥을 싸서 찜통에 넣고 찐다. 행주가 수분을 빨아들여 알맞게 부푼 밥이 된다. 이때 찜통 속 물에 소금을 약간 넣어 준다.

  그래도 밥이 남으면 1회분씩 나눠 랩이나 냉동용 비닐팩으로 밀봉한 후 냉동 보관한다. 냉장실에 넣으면 탄수화물이 열화해서 밥맛이 떨어질 뿐더러 오래 보존하기도 힘들다. 냉동해 뒀던 밥을 꺼내 먹을 때는 밥에 청주를 살짝 뿌린 뒤 전자레인지에 데워 준다.

 
#한 솥에 된밥·진밥, 밥·미음 동시에

 된밥과 진밥을 놓고 식구들의 취향이 엇갈리면 곤혹스럽다. 그렇다면 전기밥솥에 밥을 안칠 때 쌀 일부를 한 쪽으로 몰아 물 위로 올라오게 한다. 물 위로 나온 밥은 된밥이 되고, 물에 잠긴 부분은 진밥이 된다. 밥도 짓고 미음도 끓여야 할 때도 마찬가지다. 밥솥 안에 쌀을 안친 후 밥알이 넘어 들어가지 않을 정도 높이의 빈 공기를 올려 놓는다. 밥을 다 짓고 나서 뚜껑을 열어 보면 그릇 속에 미음이 담겨 있다. 밥물을 평소보다 더 많이 붓는 걸 잊지 말 것.
 
#돌솥밥·볶음밥·콩밥, 식당처럼 하려면

  식당에서는 맛나게 먹었는데, 집에서는 그 맛이 안 날 때가 많다. 돌솥비빔밥은 돌솥 바닥에 눌어붙은 누룽지 만들기가 힘들다. 이럴 때는 돌솥을 미리 따끈하게 달군 후 참기름을 바닥에 둘러 밥을 하면 노릇노릇 고소한 누룽지가 생긴다.

  볶음밥도 집에서 하면 아무리 주걱으로 잘 저으며 볶아도 밥이 뭉치기 일쑤다. 밥이 고슬고슬해야 뭉치지 않는데, 이럴 땐 밥물의 양을 적게 하는 게 기본. 또 쌀을 안칠 때 식용유를 약간 넣으면 밥알이 서로 붙지 않는다. 4인분을 기준으로 식용유 반 숟가락 정도면 된다. 콩밥이나 밤밥을 맛있게 하려면 찰밥 지을 때처럼 소금을 약간 넣는다. 밥맛도 좋아지지만 콩이나 밤이 부서지는 것을 막을 수 있어 일석이조다.

 

황혜련·주윤미 패밀리 리포터godlovesn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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