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년 전 쌀은 붉은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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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쌀은 원래 붉은색이었다가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흰색으로 바뀌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충북대 조용구 교수와 농촌진흥청 박용진 박사, 미국 코넬대 수전 R 매코치 교수 등 한.미 공동연구진은 21일 "유전자 분석 결과 현재 재배되고 있는 흰쌀 벼 품종의 97.9%는 붉은색 쌀알을 가진 야생 벼 품종이 약 1만년 전 돌연변이를 일으켜 생겨났다"고 발표했다. 이후 흰쌀 벼는 품종의 우수성에 눈 뜬 농부들의 적극적인 재배 덕분에 전 세계로 확산됐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온라인 국제저널인 '공공과학도서관-유전학(PLoS-Genetics)' 8월호에 실렸다.

연구진에 따르면 현재 한국.일본.동남아시아 등에서 재배되는 흰쌀은 모두 붉은 쌀인 야생 '자포니카종'의 디옥시리보핵산(DNA)이 제거되면서 생겨났다. 돌연변이로 낱알의 색깔을 결정하는 기능을 가진 단백질이 짧아졌고, 이로 인해 이 단백질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흰색을 띠게 됐다는 게 연구진의 분석이다.

연구진은 흰쌀이 붉은 쌀보다 껍질을 벗기기가 쉽고, 쌀알 강도도 약해 더 적은 연료로 쉽게 요리할 수 있는 것이 강점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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