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불행 녹여버린 사랑의 촛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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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뺑소니차에 남편을 잃고 어린 딸마저 선천성 심장 판막증을 앓고 있는 柳景愛씨(34.中央日報 24일자 22면「촛불」)를 돕겠다는 온정이 각계에서 밀려들고 있다.
柳씨의 딱한 사정이 보도된후 본사에는 딸 良나래양(6)의 수술비.생활비를 지원하겠다는 따뜻한 손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
특히 민간봉사단체인「온누리 사랑회」(회장 盧英傑.38.한국방송공사 제작단 노조위원장)는 심장병 수술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부담하겠다는 뜻을 알려왔다.무의탁 노인과 소년소녀 가장등을 돕기 위해 89년 설립된 이 단체는 26일 관계자 가 나래양을 데리고 경기도 부천시 심장치료 전문병원에 찾아가 수술에 필요한예비 검사까지 마쳤다.한국심장재단도『가족들이 원하면 수술을 맡아주겠다』는 의사를 柳씨에게 전달해 왔다.
柳씨의 재활비용에 써 달라는 성금 또한 속속 답지하고 있다.
25일 럭키금성 具滋暻회장이 수술비.생활비에 써 달라고 5백만원을 기탁한 것 외에 兪煥基씨(39.공무원.서울강남구개포동)등13명이 성금 2백여만원을 보내 왔다.
柳씨 부부는 하나밖에 없는 딸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막일을 하며 한푼두푼 모아오다 남편 良奉珉씨(당시 34세)가 지난해 12월26일 밤 귀가길에 뺑소니차에 치여 숨졌던 것.
『사회가 이렇게 따뜻할 줄 몰랐어요.나래를 잘 키워 도와주신분들의 성원에 보답하겠어요.정말 고맙습니다.』 시아주버니 집 단칸방에 임시로 머물고 있는 柳씨는 말을 잇지 못한 채 나래양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눈물을 삼켰다.
〈李政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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