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학습 관리법 - 자녀의 성적과 부모의 역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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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떻게 하면 내 아이가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 학부모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그렇다고 부모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여도 안 될 것이다. 타율적인 공부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자녀의 학습의욕을 높일 수 있는 부모의 마음가짐과 노력을 소개한다.

하나 더.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 있다. 자신의 의지와 동기에 의해 공부를 주도한다. 그래서 공부를 하는 목적이 뚜렷하다. 공부하는 습관이 몸에 붙어 있다. 공부가 재미있다. 새 학기를 맞는 학생들에게 자기 주도적 학습능력을 기르는 방법을 알려준다. 

자녀의 능력 믿으면 학업↑
부모 의욕 앞세우면 성적↓

새 학기가 되면 자녀의 학습의욕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를 주문하는 부모가 많다. 그렇다고 부모의 의욕이 너무 앞서 자녀에게 일방적인 강요나 요구를 하면 안 된다. 방법이 좋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난다. 자녀의 학습의욕을 높일 수 있는 부모의 마음가짐을 고민해보자.

첫째, 부모는 자녀를 굳게 믿어야 한다. 우선 부모의 일방적인 기대치를 줄이고 한 발짝 물러나 자녀를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 부모가 자녀에게 너무 큰 기대를 하거나 부담을 주면 좋지 않다. 자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키워주는 것이 좋다.
 
# 눈앞의 성적에 연연하지 말아야
둘째, 자녀의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말자. 부모가 자녀의 성적에 너무 연연하면 자녀는 성적만을 위한 얕은 공부를 한다. 이렇게 공부한 학생이 속칭 일류대학에 가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중간고사 기간에도 시험과 관계없는 단원을 공부하고 독서도 하게 하는 의연한 부모가 될 필요가 있다.

중학교 때 최상위권 학생이 고교에서 성적이 뚝 떨어져 지명도가 낮은 대학밖에 못 가는 안타까운 경우를 많이 봤다. 이 학생은 시험기간이면 학원에서 시험범위 부분만 골라 들었다. 이것도 모자라 과외교사를 통해 시험준비에만 올인 해 전교 수위를 했다. 그런데도 이 학생은 항상 불만스럽고, 뭔가 불안해하며 전전긍긍한 모습이었다. 시험준비에만 함몰돼 진짜 실력을 키우지 못한 것이다.

셋째, 일관성이 필요하다. 학교시험 후 성적이 조금 낮으면 다른 방법을 찾느라 우왕좌왕하는 경우를 많이 본다. 대부분의 학원은 학생들을 자체 커리큘럼에 맞춰 체계적으로 지도한다. 학원에서는 이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한 학생들을 위해 따로 정리하는 단계가 있는데, 이때 학습방법을 바꾸면 따라갈 기회를 놓칠 수 있다.
 
# 긴요한 입시정보 확보에 눈을 떠야
넷째, 한 과목에 올인 시키지 말자. 시대 추세는 창조적인 인간을 원한다. 창조적인 인간은 여러 지식을 아우르는 인간을 말한다. 이런 추세에 따라 입시에서도 통합논술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그런데 논술만 따로 학습하는 건 의미가 없다. 통합논술은 여러 과목을 넘나드는 다양한 지식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어·수학만 잘하면 된다는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 전 과목을 골고루 소화해야 대입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

다섯째, 입시정보에 눈을 떠야 한다.
부산의 고교 교사 협의체가 부산 학생의 일류 대학 진학률이 갈수록 떨어지는 이유를 분석하면서 지방 학생들의 입시정보가 크게 부족한 점을 강조한 적이 있다. 일반적인 입시정보는 신문·방송·인터넷을 통해 대부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수험생에게 정말 필요한 건 대학별 논술출제 교수의 성향, 면접시험기준 같은 대학에서 공개를 꺼리는 정보들이다.

서울지역 고교는 대학과의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입시정보를 많이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부산지역의 학교는 네트워크가 부족해 정보 확보에 한계가 있다. 학교가 이렇다면 학부모의 정보 수준은 더욱 열악할 것이다.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해 서울에서 열리는 다양한 입시설명회에 자주 참석해 미세하게 바뀌는 입시전망과 대책을 알아둬야 한다.

‘달걀은 남이 깨면 계란프라이밖에 못되지만, 스스로 깨고 나오면 생명체가 있는 병아리가 된다’는 말이 있다. 좋은 교육의 첫걸음은 먼저 좋은 부모가 되는 것이다. 공부를 잘 못해도 구박하지 말고 격려와 믿음으로 자녀 스스로‘계란을 깨고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윤기화 부산 당감·양정 대성N학원 원장051-806-3600, pusanjin.d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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