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도 설 3일간 쇤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설날'을 없앴다가 1989년 공휴일로 지정해 하루만 쇠던 북한이 지난해부터 주요 민속 명절로 격상시켜 3일간을 쇠고 있다.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이 지난해 "음력설을 양력설보다 크게 쇠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북한은 50년대 '봉건잔재'라는 이유로 '설날'을 폐지했었다.

설이 되면 북한 주민들은 남한과 마찬가지로 차례를 지내고 친지와 이웃의 어른들을 찾아 세배를 하며 형편에 따라 떡.약밥 등 설 음식을 준비한다. 주요 음식점들은 문을 열고 전통음식을 특별식으로 제공한다. 특히 음식점이 몰려 있는 평양시 창광거리에는 외식 나온 가족들로 북적거리기도 한다.

거리에는 북한기와 사회주의의 상징인 붉은기는 물론 '세배'라는 글귀나 깃발 등이 내걸리고 건물이나 가로수 등에는 각종 조명장치를 설치, 분위기를 돋운다. 노동자.농민.학생단체들은 각종 행사를 준비, 흥겨운 시간을 보내며 예술단체들은 공연장과 문화회관 등에서 공연을 열기도 한다.

지난 18일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올해도 역시 '민속놀이 학교 대항전' 등 다양한 설 행사가 계획돼 있다"고 보도했다. 평양시 학생들은 요즘 설인 22일에 열리는 줄넘기.씨름 등 '민속놀이 학교 대항전' 준비에 여념이 없다고 신문은 전했다.

설 기간에 북한군.내각 등 당.정.군 관계자는 새벽부터 김일성 주석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기념궁전이나 북한의 국립묘지 격인 대성산 혁명열사릉을 참배한다.

이동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