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mily키즈] 아기가 엄마 눈을 피한다고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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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숫자표를 읽는 시력 검진은 만 3세부터 가능하다. 숫자를 읽을 수 없는 어린 나이라면 안저검사와 타각적 굴절검사 등의 방법이 있다. 사진=연세플러스안과 제공

 차선주(38·서울 반포동)씨는 올 초 학교에서 시력검사를 받고 온 초등 3년생 아들이 “안경을 써야 한대요”라고 말해 깜짝 놀랐다. 아이 반 친구 중에도 벌써 안경을 쓴 아이가 적지 않다는 것이었다. 차씨는 “아이가 아직 어려 별로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는데, 갑자기 눈이 나빠져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눈은 일단 나빠지기 시작하면 원상 회복이 어려우므로 영·유아 때부터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장윤희 아주대 교수(소아안과)와 이승혁 연세플러스안과 원장으로부터 시력을 검진해야 할 시기와 눈을 보호하는 생활습관, 음식 섭취법 등을 들어 봤다.

 
#신생아부터 6개월까지 조명·직사광선 주의를 
 아이의 시력은 신생아 때 0.05 정도에 불과하지만 이후 급격히 발달해 6개월 무렵에는 0.5 정도가 된다. 그러다 만 6세가 되면 1.0이 되고 만 7∼8세가 되면 거의 완성된다. 실내에 누워 있는 0∼6개월 아기들은 빛에 대한 호기심이 많아 전등 쳐다보기를 좋아한다. 이때 조명의 파장 때문에 눈이 쉬 피로해지므로, 전등 바로 아래에는 아기를 눕히지 않는다. 외출할 때도 가리개가 있는 유모차와 챙 넓은 모자를 준비해 직사광선을 피한다.

 아이가 기어 다닐 때가 되면 빛이 골고루 퍼져 그늘이 비교적 덜 생기는 형광등으로 실내를 밝힌다. 갓을 씌우면 빛이 방 안 전체에 고루 미치지 않아 시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동화책을 볼 나이가 되면 실내 조명은 최소 200룩스 이상 돼야 한다. 아이와 책 사이의 거리는 30㎝ 정도를 유지하고, 엎드리거나 누워서 보지 않도록 한다.
 영·유아들은 의사 표현을 정확히 하지 못하므로 아이의 사소한 습관이나 표정을 평소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생후 두 달이 지났는데도 한쪽 눈의 시선이나 초점이 바르지 못하거나, 생후 3∼4개월이 돼도 엄마와 눈을 맞추지 못한다면 사시나 부등시(짝눈)를 의심해 봄 직하다. ▶눈을 자주 찡그리고 ▶TV를 가까이서 보려 하거나 ▶고개를 한쪽으로 돌리고 TV를 본다면 근시가 이미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 태어나면 바로 굴절검사, 시력 검진은 만 3세부터
 
아이가 숫자를 읽을 수 없어도 시력검사는 할 수 있다. 타각적 굴절검사나 안저검사 등 각종 기계나 도구를 이용하는 검사다. 굴절검사는 태어난 직후부터 할 수 있는데, 시신경·망막이 정상인지와 백내장 등 안 질환은 없는지 함께 알 수 있다. 미숙아의 경우 인큐베이터에 있는 기간 중 시력 검사를 한다. 생후 6개월에는 선천성 눈병 검사를 한다.

숫자를 읽을 수 있는 만 3∼4세부터는 한 눈씩 가리고 시력표를 읽는 일반 검사가 가능하다. 약시·사시·굴절 이상 검사는 6개월마다, 정기검진은 1년마다 한다. 그러나 이미 근시가 진행되고 있다면 6개월에 1회씩 체크한다. 최근 신생아에게 백내장 증상이 자주 발견되는데 ▶아기가 햇빛을 잘 못 보고 ▶밝은 곳에 나오면 눈을 자주 찡그리고 ▶가족 중 녹내장 등 안과 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반드시 검진을 받는다.
 
# 비타민 B와 칼륨을 듬뿍 섭취하도록
 
아이의 눈을 지키려면 어렸을 때부터 눈에 좋은 음식을 골라 먹이자. 말랑말랑한 눈 조직을 보호하는 데 도움을 주는 칼륨. 칼륨이 부족하면 안구 전체가 딱딱해져 시력이 약해지고 눈이 흐려지며 피로감을 쉬 느낄 수 있다. 사과·바나나·꿀에 많이 들어 있으므로 꾸준히 섭취한다. 아기 때부터 이유식을 만들어주면 더 좋다. 눈을 젊게 해주는 영양소 중 대표적인 것은 비타민 B군이다. 비타민 B와 비타민 B1은 시신경에 영양을 공급해 준다. 비타민 B2·B6·B7·B12는 눈의 젊음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영양소들은 땅콩·우유·돼지고기·양배추·통호밀·달걀 노른자 등에 많이 들어 있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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