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리포트] 동양제철화학…주가 띄우기 의혹 실적으로 잠재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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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산운용사들이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바라보는 시선은 ‘사랑과 미움’, 그 자체다. 시장을 크게 키우는 미래에셋의 리더로서의 역할론은 사랑하지만, 거침없는 독식 체제는 미워한다는 의미다. 상반기 증시 상승과 더불어 미래에셋그룹 계열 펀드들이 일제히 수익률 상위로 올라올 때 업계에서는 미래에셋에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 의도적으로 특정 종목의 주가를 끌어올린다는 루머가 돌았다. 대표적인 사례로 지목된 기업이 동양제철화학이다. 미래에셋은 현재 이 회사 지분의 15.36%를 보유하고 있다. 단일 주주로는 최대 수준이다.

 주가 흐름만 놓고 보면 이해가 된다. 올 초 5만원도 안 되던 주가는 1월 말 4만원 선이 붕괴된 이후부터 수직 상승, 4월 말엔 13만원까지 치솟았다. 세 배 이상 뜀박질한 주가를 논리적으로 설명할 근거가 마땅치 않았다. 그런데 그렇게 비싸 보이던 주가가 실적으로 입증됐다. 2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50.2%, 86.9% 증가했다.

 삼성증권은 세 가지 이유로 주가 상승이 가능하다며 투자의견 ‘매수’, 목표주가 21만9000원을 제시했다. 송준덕 연구원은 ▶3000t 규모의 폴리실리콘(태양전지의 원료) 공장이 내년 상반기 본격 가동을 시작하고 ▶인천공장 부지의 보유 가치가 상승하고 있으며 ▶기존 사업 부문인 TDI·벤젠·카본블랙 등의 주요 제품 시장이 호황세라는 이유를 들었다.

 이달 16일 회사는 155만7000㎡ 규모의 인천공장 부지에 2012년 완공을 목표로 호텔·쇼핑몰 등이 들어가는 복합단지와 8700가구 규모의 주거단지를 개발한다고 발표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인천공장 부지 개발 계획 확정으로 앞으로 1조7000억~2조2000억원의 현금 수입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이는 회사 시가총액(17일 종가)의 86%를 웃도는 규모다. 호재 발표에도 불구하고 17일 장 초반 강세를 보이던 주가는 지수 급락으로 전날보다 3.5% 하락 마감했다. 부지 개발 호재가 주가에 본격 반영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5월 이후 주가는 번번이 15만원 벽에 부닥쳤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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