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국 잇단 철군 신변안전 위험-상록수부대 조기철군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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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정부가 소말리아 평화유지활동(PKO)상록수부대를 당초 예정했던 시기보다 3개월 앞당겨 철수하기로 한 가장 큰 이유는 부대의 안전문제다.파견초기와는 달리 서방군들이 철수함에 따라 한국군부대가 주둔했던 발라드지역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에 따른 것으로韓國軍의 안전을 위한 것이다.
韓國軍이 주둔해 있던 발라드지역은 이탈리아군의 경비로 그동안안전지대로 평가돼 왔으나 美國이 소말리아 파견군을 94년3월말까지 철수시킨다는 방침을 결정한뒤 잇따라 프랑스.독일.그리스.
이탈리아.노르웨이.모로코.튀니지.터키등이 철군방 침을 천명했다. 美國은 이지역 질서유지를 위한 경찰역할을 했던 1천8백명 병력을 철수키로 했고 이에 따라 서방국가들이 철수시키려는 병력은 전체 평화유지군의 3분의1인 7천여명으로 이들이 철수하면 소말리아 전체가 불안에 휩싸이게 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소말리아의 정파들이 대화를 통한 협상과 협상실패때의 무력충돌을 동시에 대비하고 있어 외국병력들이 많이 빠져나가면 소말리아 전체가 무력충돌에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상록수부대의 안전이 크게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유엔도 94년2월4일 안보리 결의를 통해 소말리아 유엔평화유지사령단(UNOSOMⅡ) 병력을 현재의 2만6천명에서 2만2천명으로 줄이고 이를 주로 아프리카및 회교권 위주로 대체하며 임무를 구호활동 위주로 제한시킨다는 결정을 했다.
또 UNOSOMⅡ가 향후 소말리아 재건사업에 가능한한 민간업체를 이용토록 계획하고 있어 군공병의 지원소요가 크게 감소했다는 점도 공병대대인 상록수부대의 조기철수를 가능케한 요소가 됐다. 또 UNOSOMⅡ가 상록수부대 주둔지를 내륙에서 발레도글이나 바이도아지역으로 이동시켜 새로운 임무를 수행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부대이동을 하려면 2개월이 소요된다는 점도 조기철수 고려의 한 요소가 됐다.
당초 예정된 7월에 철수하려면 6월부터 철수준비에 착수해야 하나 그렇게할 경우 새공사를 맡아도 실제 공사할 수 있는 기간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安成奎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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