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국내 첫 박사학위자료집 낸 이현청박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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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최근 박사학위를 가진 실업자들이 너무 늘어나 사회문제가 되고있다. 반면에 기성 교수사회에서는「가짜박사」소동이 심심치 않게되풀이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미국의 유령대학에서 엉터리학위를 받아 왔다』『독일박사라지만실제는 무명연구소에 이름만 걸쳐두고 놀다 온 사람이다』『돈주고산 학위라더라』등등 몇몇 대학에서 교수들끼리,또는 교수와 학생들간에 학위시비가 적지 않았다.
『박사학위의「실명제」라고나 할까요.이 자료집으로 해외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국내학자의 98%를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그러나 자료집이 공개된 후 대학가에「학위파동」이 날까봐 걱정되기도 합니다.』 李鉉淸박사(46.대학교육협의회 고등교육연구소장)는 최근 교육부의 예산지원을 받아 국내 최초로「세계각국의 박사학위 수여대학에 대한 조사연구」를 마무리지었다.
이달말 출간예정인 1천여쪽 분량의 연구자료집에는 24개국 1천8백99개 대학의 박사학위제도,종류및 학위에 대한 공인기관의평가인정여부,신뢰도 등을 자세히 실었다.또 해당대학의 교수.학생수와 도서확보율.설치학과등 기본자료를 수록하고 박사학위를 주는 국내 84개대학도 낱낱이 소개해 놓았다.
『지난해초 가짜박사학위.무자격교수 문제로 국회에서 논란이 벌어진 것이 계기가 되어 연구를 맡게 됐습니다.1년동안 자체 연구원과 해외공관.파견교수.유학생등 가능한 정보망을 총동원했지요.』 李박사는『연구자료를 수집하면서 적지 않은 교수들로부터 문의를 받았다』고 밝혔다.어떤 교수는『미국의 무명대학에서 학위를받았는데 평가가 어떻게 났느냐』고 했고,『비용을 댈테니 내가 학위를 받은 대학을 자료에 포함시켜 달라』는 청탁도 있었다.또검찰에서는『가짜학위사건이 날 때마다 수사에 골치를 앓았는데 잘됐다.자료집이 나오면 꼭 보내달라』고 미리 부탁했다.
『유럽은 국가박사가 있는가 하면 우리나라의 사설학원 수준에 불과한 곳에서도 학위를 주는등 나라.전공분야에 따라 너무 다양해 학위의 질을 판별하기 어렵더군요.미국도 유령대학이나 마찬가지인 일부 신학대.통신대에다 돈만 내면 받을 수 있 는 기여학위제까지 있어 같은 박사라도 한마디로 천차만별입니다.』 자료집은 주요 선진국과 필리핀.태국등 동남아국가도 망라했지만 최근 유학생이 생기기 시작한 러시아.중국은 포함돼 있지 않다.
『우리 학위제도 발전에 기초자료로 쓰였으면 합니다.교수 신규채용때도 유용하겠고 나아가 교육시장개방 대비,유학준비용등 활용도가 많겠지요.』 〈盧在賢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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